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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 메르스도 넘었다… 발병 수일만에 악화 고령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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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 메르스도 넘었다… 발병 수일만에 악화 고령자 속수무책

입력
2020.03.05 18:15
수정
2020.03.05 20: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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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확진도 속출하며 당국 긴장

70대 이상선 치명률 5%로 뛰어

“고위험군 선별 검사 서둘러야”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노인복지시설인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방역 담당직원이 소독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봉화군은 푸른요양원 입소자와 종사자 112명 검체를 의뢰한 결과 현재 34명이 확진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봉화=연합뉴스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노인복지시설인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방역 담당직원이 소독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봉화군은 푸른요양원 입소자와 종사자 112명 검체를 의뢰한 결과 현재 34명이 확진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봉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5일 40명을 넘어섰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유행 당시 사망자(38명)를 추월한 수치다.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불과 3~4일만에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요양병원ㆍ복지시설을 중심으로 고위험군을 우선 검사하겠다는 방침이나 입원 전, 심지어 확진 전 사망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날까지 발생한 사망자 42명(오후 8시 현재)의 특징은 ‘대구ㆍ경북지역의 고령ㆍ기저질환자’로 요약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사망자 중 부산 1명, 경기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대구ㆍ경북 환자다. 대구의 사망자가 30명으로 71.4%에 달했고 경북에서도 10명이 숨졌다. 나아가 사망자의 83%는 60세 이상의 고령자였다. 70~79세 사망자가 14명으로 가장 많다. 신종 코로나의 국내 평균 치명률은 0.6%지만, 70대 이상의 치명률은 약 5%로 급격히 높아진다.

사망자들은 또한 대부분 고혈압, 당뇨, 만성호흡기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지금껏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기저질환이 없었는데도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한 경우는 33번째 사망자(당시67세ㆍ4일 사망) 한명 뿐이다. 그렇다 보니 사망자 대부분은 확진 후 입원치료를 받아도 나흘을 못 넘긴 채 눈을 감는 실정이다. 4일 숨진 36번째 사망자(당시61세)는 뇌경색으로 구미 순천향병원에 입원해있던 중 3일 확진판정을 받고 하루 만에 숨졌다. 급성 호흡기증세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사망 후에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은 고위험군을 보다 빠르게 발견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전국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입소자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진단검사를 하겠다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시설 종사자의 해외여행력ㆍ감염력을 확인한 것 외에 진전은 없다. 현재 대구지역 입원대기자만 2,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환자를 조기 발견하더라도 빠른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요양시설 등을 주시하고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증상이 다른 호흡기질환과 비슷해 빠른 인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진 판정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고위험군에 한해서는 검사에 앞선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 이후 금세 사망하는 경우는 사실상 그 전부터 증상이 시작된 것”이라며 “진단 전부터라도 지역 노인돌봄체계를 통해 유선으로 증상을 확인해 최대한 빨리 병원에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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