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51명 검거, 쟁여 놓은 마스크 782만장 압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벌어진 마스크 품귀현상을 틈타 돈벌이에 나선 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마스크 수십 만장을 창고에 쟁여두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는 등 폭리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지방청과 경찰서에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행위 특별단속팀을 운영해 매점매석 행위를 한 151명(72건)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마스크를 창고에 대량으로 보관한 판매ㆍ유통업자가 8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판매량 신고 위반(29명)과 불량마스크 판매 등 기타 유통질서 문란행위(28명) 순이다.
경찰에 따르면 마스크 판매업자뿐 아니라 생산ㆍ유통업자 다수가 매점매석에 가담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폭리를 목적으로 마스크 28만장을 창고 4곳에 나눠 보관한 마스크 판매업자를 검거했다. 마스크 367만장을 인천국제공항 물류단지 내 창고에 쟁여 놓은 46개 판매업체 대표들은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덜미를 잡혔다.
마스크를 확보하는 수법도 교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마우스 클릭 등 컴퓨터의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해 마스크 9,500장을 사들인 뒤 값을 두 배로 올려 판 혐의(업무방해)로 2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지난달 초부터 지인 8명의 아이디를 빌려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이트는 컴퓨터 한 대가 여러 개의 아이디로 접속할 수 없도록 했지만 A씨는 프로그램 조작 등으로 이런 제한조치를 무력화했다.
마스크를 대량 판매한다고 속여 돈만 받아 챙기는 등 판매 사기를 친 24명(93건)도 붙잡혔다. 이중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회수ㆍ폐기 명령을 받은 불량 마스크 5만5,000개(6,800만원 상당)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판 마스크 제조ㆍ판매업자 3명과, 마스크 4만3,000개를 판다며 3명에게 1억1,000만원을 가로챈 피의자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특별단속으로 창고 등에 보관된 마스크 782만장도 압수했다. 이 중 사용이 가능한 639만장은 공적 판매처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과정에서 확보한 마스크는 신속히 유통될 수 있도록 범정부 합동단속반과 공조할 예정”이라며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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