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코로나19 퇴치와 환자 지원 등에 쓰라며 120억원을 내놨다. 하지만 일방적 거액 기부라서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천지는 5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며 “모금회의 대구지회에 100억원, 중앙회에 20억원을 각각 보냈다”고 밝혔다. “성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ㆍ경북 지역 및 전국의 재난 활동과 구호 물품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또 “대구ㆍ경북 코로나19 확진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별도로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시설을 찾고 있다”고도 했다.
기부액 자체는 거액이다. 교인 수 24만명이라는 신천지가, 등록 교인이 56만명에 달하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10억원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내놓았다. 10억~50억원대 기부금을 내놓은 대기업보다도 큰 돈을 내놨다.
하지만 신천지 기부가 일방적이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거액 기부는 사전에 기부자와 용도나 사용처 등을 미리 협의한 뒤 진행하는 게 통상적인 과정”이라면서 “이번 기부는 그런 과정 없이 모금회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계좌로 신천지가 일방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신천지의 거액 기부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0억원대 돈을 한번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 그리고 일방적인 송금 과정 자체가 의아하다는 지적들이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신천지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데 대한 책임감 때문에 예전부터 지원책을 찾아 왔다”며 “기부금은 교회 재정 내에서 조성됐고 별도로 교인 헌금을 걷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인적ㆍ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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