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상인이 70% 가량 매출이 떨어져 적자를 보고 있다. 나이가 든 분들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 어떻게든 극복해야 해 가게 입구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완료’라는 표식을 붙이게 됐다.” (오석준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상인회장)
신종 코로나로 거리에서 사람 보기가 어렵게 되면서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들은 매일 가게를 소독하는 것으로 모자라 거리 소독을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 상인회는 ‘코로나19 방역 완료’라고 적힌 표식도 250장 만들어 가게 입구마다 부착하고 있다.
오 회장은 5일 “식당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의류 등 다른 곳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방역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방문객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표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인천 최대 번화가인 남동구 구월동 음식점과 옷가게 등도 입구에 ‘아침 10시와 오후 4시 매일 두 차례 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루 3번 매장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등 저마다 안내문을 내걸고 영업중이다.
한 옷가게는 신종 코로나 예방과 고객 감소를 이유로 영업시간을 오전 11시~오후 11시에서 오후 1~10시로 단축했다. 직원은 “손님이 줄어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Figure2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음식점 앞에 ‘매일 두차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환직 기자
충남에선 가격을 내린 음식점이 생겨나고 있다.
천안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강모(55)씨는 지난달 25일부터 하루 매출이 40% 이상 급감하자 종업원 수를 줄이고 가격도 마리당 1,000원씩 내렸다. 한시적으로 가게 문을 닫을 생각도 했으나 그럴 경우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오해를 받을까봐 영업시간 단축으로 선회했다.
강씨는 “매출 감소로 종업원 인건비와 임대료 걱정도 버거운 상황인데 매일 하는 가게 안팎의 방역비용과 손 소독제, 마스크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관건으로, 지금은 그나마 단골고객 발길이 이어져 문을 열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충북에선 상인들이 힘을 합쳐 방역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내 상인회 연합체인 청상추(청주상권살리기추진위원회)는 1월 말부터 매주 목요일 모든 상인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상권별로 방역작업 중이다. 방역에는 성안길, 삼겹살거리, 한복거리 등 청주도심 주요 상권이 모두 참여했다.
김동진(55) 청주삼겹살거리 상인회장은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모든 회원 상가들이 방역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이도1동 제주중앙지하상가는 이용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270여개 점포와 출입구, 편의시설 등에 주단위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상인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착용토록 하고 있으며, 20곳의 전 출입구와 구역별 안내데스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해 감염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인천=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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