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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 10분만에 검사 빠르지만...의사 부족하고 의심증상자 동승 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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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 10분만에 검사 빠르지만...의사 부족하고 의심증상자 동승 혼란도

입력
2020.03.05 16:45
수정
2020.03.05 18:5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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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 명은 꼭 붙어 있어야

운영 지침과 상이한 현장 상황에 혼선도

지난 3일 오후 서울시립은평병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차에 타고 있는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시립은평병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차에 타고 있는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응암동 시립은평병원 본관 왼편으로 승용차 네 대가 줄지어 멈췄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를 찾은 운전자들이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차창 안으로 손 소독제를 건네고 증상과 확진자 접촉 여부 등을 묻는 문진표를 작성케 했다. 문진표 회수 뒤엔 발열체크와 함께 혀와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이런 과정에는 차량 한 대당 10분 정도 걸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 검사가 편리해진 동시에 의료진이 보다 안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 진료소에서 평균 30분 안팎인 검진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했고 대기 중 감염을 차단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 의사가 부족한 것은 해결 과제다.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전국에는 50여 곳의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운영 중이다. 일반 선별진료소가 시간당 평균 2건(하루 20건) 검체를 채취하는 데 비해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시간당 6건(하루 60건)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3곳 운영을 시작한 지난 3일 하루에만 은평병원(65건), 서초구 우면119안전센터(38건),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94건)에서 총 197건의 검체 채취가 이뤄졌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찾은 의심환자들은 무엇보다 빠른 검진 과정을 장점으로 꼽았다. 검체 채취를 마친 한 남성은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되고 주변 시선을 덜 의식하게 돼 자발적인 검사 참여율을 높일 것 같다”고 했다.

의료진은 환자와 환자 간, 의료진과 환자 간 접촉 범위가 축소된 점을 높이 샀다. 지난 3일 찾은 우면119안전센터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관계자는 “검사 대기자들끼리 부딪칠 일이 없고 소독해야 하는 의료 물품이나 대기 공간이 확 줄어 든 것도 편리하다”며 “창문 너머로 의심환자를 맞아 감염 위험성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119안전센터 주차장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119안전센터 주차장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하지만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은 보완이 시급하다. 정신질환 치료에 특화된 은평병원의 경우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 투입할 의사가 달랑 2명에 불과하다. 일반진료 의사 4명 중 2명은 이미 다른 선별진료소로 파견됐다. 당장은 검사자가 없더라도 언제 올지 모르니 의사 2명이 주말까지 오전ㆍ오후를 번갈아 가며 진료소를 지켜야 할 상황이다.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 아래 검체 채취가 가능해 어찌됐든 의사 한 명은 붙어 있어야 한다. 은평병원 관계자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운영을 위해 일반진료는 당분간 중단했다”고 말했다.

진료소 운영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도 문제다. 서울시는 운영을 시작하며 ‘1차량 1인 운전자 대상(보호자 동승 불가)’ 등의 운영 방침을 진료소에 전달했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서울의 한 진료소에선 어머니가 운전한 차에 타고 온 의심증상 어린 자녀가 검사를 받기도 했다. 차량 내 감염 예방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나 노약자는 운전을 할 수 없으니 무조건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이라 시설ㆍ행정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2, 3일 정도 운영을 해보고 보완을 거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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