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을 겪었던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는 18% 가량 성장했다. 판매 차종 대부분이 현지에서 생산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제네지스 북미법인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9% 증가한 10만6,777대를 판매했다. 현대ㆍ기아차가 2월 미국 시장에서 10만대 넘게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기아차(5만2,177대)가 20.2%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아차 성장을 이끈 차량은 스포티지(7,934대), 쏘렌토(6,875대), 텔루라이드(6,754대) 등 SUV 라인업이었다.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셀토스는 2,798대가 팔리며 미국 소형 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5만3,01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6.2% 성장했다. 현대차 성장도 SUV 라인업이 이끌었다. 투싼(9,594대), 싼타페(7,152대), 코나(7,092대) 등 기존 모델 외에도 팰리세이드가 6,967대를 순증시켰다. 친환경차 판매도 늘었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지난해 2월보다 460% 성장했고, 아이오닉 역시 14.3%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전년 동월 대비 3.9% 성장한 1,587대를 판매했다. 주력 모델인 준대형 세단 G80이 노후화로 부진(-14.3%)을 겪었지만, 대형 세단 G90 판매량이 64.2%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세단 G70도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한 841대를 판매하며 성장을 도왔다.
전문가들은 현대ㆍ기아차가 미국 판매 차종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사태에도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제네시스 전 차종, 현대ㆍ기아차 소형 라인업을 제외하면 모든 차종이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 셀토스 등 기존에 없던 SUV 신차를 대거 투입하면서 판매 순증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생산에 많은 차질을 빚었지만, 미국 판매 차종의 경우 대부분 현지 생산이라 큰 타격이 없었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공장 생산 차종도 일부 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긴장을 놓으면 안될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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