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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2000병상 마련하겠다는 정부… 생활치료센터 의료진 충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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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2000병상 마련하겠다는 정부… 생활치료센터 의료진 충원 비상

입력
2020.03.04 19:00
수정
2020.03.05 00:39
4면
0 0

“1곳당 의사 3명ㆍ간호사 6명ㆍ조무사 9명” 방침 불구 지원 요청 뒤늦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이 부족해지자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경증 확진자들이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이 부족해지자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 모인 경증 확진자들이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돌보기 위해 마련된 생활치료센터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번 주 안에 대구ㆍ경북 지역에 2,000병상을 마련한다는 게 정부 방침. 하지만 주말까지 사나흘밖에 남지 않은 4일까지도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볼 의료진 충원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이날 기준 대구ㆍ경북 지역에 생활치료센터 세 곳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고안한 경증환자 집단 격리 생활 시설이다. 병원 입원이 시급한 중증 환자가 병상 부족으로 사망하는 일이 잇따르자 중증 환자 자리를 늘리기 위해 입원 필요성이 적은 경증환자가 머물 병원 밖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이미 문을 연 센터 세 곳의 수용 인원은 △대구1 생활치료센터(대구 중앙교육연수원) 160명 △경북대구1 생활치료센터(영덕 삼성인력개발원) 210명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경주 농협교육원) 235명으로 모두 605명이다. 그러나 대구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2,270명이 아직 집에 머물며 입원을 기다리고 있어 생활치료센터 증대가 시급하다. 이에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추가 개소에 나섰다. 오는 5일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협진하는 경북대구3 생활치료센터(경북 문경시 서울대병원인재원)가 문을 연다. 경북 칠곡군에도 생활치료센터 두 곳을 만든다. 서울 성모병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한티 대구대교구 피정의 집과 대구은행 연수원 이 센터로 쓰일 예정이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 한 곳당 경증 환자 200여명을 수용한다고 가정하면 이미 개소했거나 개소 예정인 6곳 이외에 네다섯 곳은 더 필요하다.

경증환자라 해도 감염 관리를 위한 의료 인력이 생활치료센터에 필수이다. 언제 증세가 나빠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강립 중안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생활치료센터 규모에 따라서 배치되는 인력의 차이가 있겠지만 (한 곳당) 의사 3명과 간호사 6명, 간호조무사 9명을 기본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 한명씩은 감염 관련 전문 인력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감염 전문의 등은 대형병원 등 민간에서 지원 받고 나머지는 공보의 등으로 충원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문제는 지원 요청이 뒤늦었다는 점이다. 서울의 A대형병원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를 위한 의료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정부 공문이 3일에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지만 병원에서 자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서 인력이 빠듯한데 지원 요청이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B대형병원 측은 “지난 주말 정부의 구두 요청이 온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도 신종 코로나 치료 지원을 위해 의료 인력이 나가 있어 누구를 보내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강립 조정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의료진 충원 계획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저희가 현재 협의하고 있는 것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지금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대구ㆍ경북 생활치료센터의 의료 인력까지는 빠듯하게 맞춘다 해도 다른 지역에도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어야 하는 때가 오면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생활치료센터까지 환자를 이송하는 방식도 우려를 낳는다. 병원이나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경증환자를 한명씩 구급차에 태워 집결 장소로 모은 뒤, 환자들을 한 번에 버스에 태워 생활치료센터로 보내는 것이 지금의 이송 체계이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끼리 밀폐된 버스에 모여 있으면 신종 코로나 이외 다른 질병에 교차 감염될 우려가 있어 한명씩 구급차를 태워 생활치료센터까지 이송하는 것이 낫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김강립 조정관은 “영덕까지 개별적으로 다 구급차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별 구급차 이송은 어렵다고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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