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32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약 4개월 만에 코트 복귀를 앞두고 있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4일(한국시간) “커리가 6일 토론토 랩터스전에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커 감독의 바람대로 이날 커리가 코트를 밟으면 지난해10월 31일 피닉스 선스전 이후 127일 만이다. 커리는 피닉스전 당시 상대 센터 애런 베인즈와 충돌한 뒤 밑에 깔렸고, 왼 손목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커리는 이달 첫 경기인 지난 2일 워싱턴 위저즈전에 복귀할 것으로 보였지만 상태를 조금 더 지켜보기 위해 시기를 늦췄다. 대신 하부리그(G리그)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로 합류해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커리는 러닝을 비롯해 5대5 훈련, 3점슛 훈련 등을 문제 없이 소화했다.
슈퍼스타와 함께 땀을 흘린 산타크루즈 워리어스 동료들은 감탄사를 쏟아냈다. 포워드 로저 무테 아비디아스는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다. 그의 슈팅은 대단했다”고 놀라워했다. 가드 제레미 파고 역시 “커리는 커리다. 나이가 들었다고 하지만 슛을 성공시키는 것도 노련했다”고 말했다.
커 감독도 커리의 훈련 소식을 접한 뒤 “모든 게 잘 이뤄졌다고 들었다”면서 “아직 커리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팀 닥터로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고 반색했다. 커리의 친동생 세스 커리(댈러스 매버릭스) 역시 “복귀를 위해 노력했고, 건강을 위해 인내했다”며 “이제 팬들에게 보여줄 일만 남았다”고 형의 귀환을 기대했다.
커리의 복귀로 30개 팀 가운데 최저 승률(14승48패ㆍ22.6%)을 기록 중인 골든스테이트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기회를 잡았다. 최근 5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축 멤버 케빈 듀란트의 이적, 클레이 톰슨의 부상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고, 두 차례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은 ‘슛도사’ 커리마저 4경기 만에 이탈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2009년 NBA에 데뷔한 커리는 2014~15시즌 장기인 3점슛을 앞세워 리그를 평정했다. 정규리그에서는 팀의 서부콘퍼런스 1위를 이끌었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는 ‘킹’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꺾으며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커리는 ‘슛 하나로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세간의 평가와 함께 MVP를 수상했다. 2015~16시즌에도 여전한 활약을 보인 커리는 팀의 역대 NBA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73승) 수립에 앞장서며 2년 연속 MVP를 거머쥐었다. 두 번째 MVP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이루지 못한 NBA 사상 첫 만장일치 수상이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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