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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인근ㆍ호텔엔 안 돼”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수용 마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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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인근ㆍ호텔엔 안 돼”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수용 마찰음

입력
2020.03.04 19:00
수정
2020.03.05 00:23
4면
0 0

경산 경북학숙 인근 주민들 현수막 걸고 반대 시위

경주 호텔도 난색… 일부 확진자는 입소 거부 고집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생활하게 될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 수신관과 창의관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생활하게 될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 수신관과 창의관 전경.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매일 수백명씩 확진자가 쏟아질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간 현장의 혼선과 파열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경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확보에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지역 이미지 추락을 우려한 현지반발도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4일 현재 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총 4,006명이다. 이 가운데 1,330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373명이 대구 소재 중앙교육연수원과 농협경주연수원 등에 입소했다. 입원 대기 중인 2,270명은 이날 대구의료원과 국립마산병원에 228명, 삼성 영덕연수원에도 209명이 들어갔다.

대구시는 당초 경주 더케이호텔과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칠곡 천주교 한티피정의집, 칠곡 대구은행 연수원 측과도 협의했으나 경주와 경북도가 난색을 표했다.

경주시는 농협 경주연수원을 대구시민에게 제공한 상황에 더케이호텔 212실까지 제공하면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권영진 대구시장은 “더케이호텔 실사 결과 내부 사정이 적절치 않아 후순위로 돌렸다”며 “의료 인력들을 배정해야 하고 급식과 폐기물 처리, 침상 마련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장소가 지정돼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문경시에 있는 서울대병원 인재원 전경(왼쪽)과 내부시설 모습. 서울대병원 제공
경북 문경시에 있는 서울대병원 인재원 전경(왼쪽)과 내부시설 모습. 서울대병원 제공

99실 규모의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이 당초 구상과 달리 경북도 생활치료센터로 재조정되는 일도 벌어졌다. 경북도에 따르면 인재원은 대구지역 확진자가 입소키로 했으나 문경시가 문경시민 확진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해 서울대 측과 협의하면서 경북도 생활치료센터로 조정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초기에 고윤환 문경시장이 서울대병원인재원을 대구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양해했으나, 100명 이하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운영인력은 똑같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경북도가 이용토록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4일 경북 경산시 진량읍 경북학숙 입구에서 주민들이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반대하며 출입구를 막고 있다. 경북도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확진자를 수용해 돌볼 생활치료센터로 지역 대학생 기숙사인 경북학숙을 포함했다. 연합뉴스
4일 경북 경산시 진량읍 경북학숙 입구에서 주민들이 생활치료센터 지정을 반대하며 출입구를 막고 있다. 경북도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확진자를 수용해 돌볼 생활치료센터로 지역 대학생 기숙사인 경북학숙을 포함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경북 생활치료센터 31곳 중 가장 규모가 큰 경산시 진량읍 경북학숙(151실) 인근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직원들의 출입을 막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3일 저녁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섰으나 불발로 그치면서 4일 오후 5시 현재 입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경북학숙이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에 있고, 주민 전염도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인 일부 확진자들이 이송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60실 규모의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는 일부 환자들이 이송을 거부해 2일 첫날 139명이 입소하는데 그쳤다. 대구시는 공무원과 의사들까지 동원해 장기간 격리생활의 두려움을 느끼는 입소 대상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시설에 들어가면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꺼리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구와 경북, 충남ㆍ북에 생활치료센터 2,907실을 확보했으며 추가 시설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인근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기 위해 단체장들과 협의하고 있으나 주민 동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미리 공개하기가 쉽지 않다”며 “타 시도와 적극 협의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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