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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코로나19 단톡방 차단…“언급만 해도 검열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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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코로나19 단톡방 차단…“언급만 해도 검열 대상”

입력
2020.03.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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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일 마스크에 고글을 착용한 여성이 바삐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3일 마스크에 고글을 착용한 여성이 바삐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모바일 메신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화가 수시로 차단되는 이유는 수백 개 핵심어(키워드)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이 대화를 검열하고 있으며, 비판적 글이 아닌 중립적인 ‘언급’까지도 차단 대상에 포함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소 분석 결과를 전하며 “이 같은 검열 방식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강이나 안전 정보 접근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대 연구소는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5일 사이 중국과 홍콩 주요 뉴스 웹사이트에서 추출한 핵심 단어들을 기반으로 중국 최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위챗 대화방 검열 실태를 분석했다. 위챗 이용자는 11억명에 달한다.

분석 결과 검열 대상이 된 대화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지도자나 중국 정책에 대한 언급, 의사 리원량(李文亮)에 관한 언급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해당 블랙리스트 단어들과 특정 키워드가 조합되면 차단되는 식이었다.

연구소 측은 보고서를 통해 “중립적 방식으로 지도부를 언급한 것도 검열 대상이 됐다”며 “검열 대상의 30% 이상은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관련됐고 방문지와 관련된 조합들도 검열 당했다”고 설명했다. 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우한, 베이징 등의 키워드 조합도 검열됐다”고 밝혔다. ‘중앙 집중 검역’, ‘우한 폐쇄’ 등 중국 본토 관련 정책 키워드도 검열 대상이었다.

코로나19 위험성을 가장 먼저 알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고 최근 감염으로 사망한 리원량(李文亮) 관련 조합은, 처음 지인들과의 단체 채팅방에 코로나19를 언급한 다음날인 1월 1일부터 차단되기 시작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와 직접 관련된 중국어는 간체와 번체 모두 최소 516개 키워드 조합을 검열하고 있었고, 2월에 검열 조합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터스 루안 토론토대 연구소 연구원은 “위챗 블랙리스트 키워드는 수시로 달라져 어떤 키워드는 며칠 동안만, 어떤 키워드는 몇 달 동안 차단된다”고 말했다. 루안 연구원은 다만, 위챗이 정부 지시를 받고 키워드 조합을 차단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자연재해나 심각한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논평 등 ‘해로운 정보’ 유통을 막지 못하면 질책 받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과잉 검열’ 사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1대 1 대화창보다는 단체 대화창이 더 집중적으로 검열되며 해외보다 중국 내 사용자 대상 검열이 더 엄격하게 실시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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