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서형이 품격 있는 ‘원톱 주연’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는 경계에 선 아이들과 아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이다.
기존 수사 장르물에 비해 한층 깊어진 감성을 예고하며 차별화를 알린 ‘아무도 모른다’는 앞서 JTBC ‘SKY 캐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서형의 복귀작으로 첫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김서형은 ‘SKY캐슬’에서 미스터리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으로 분해 작품의 신드롬급 인기를 이끌었던 바, 그가 보여 줄 연기 변신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역대급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쓰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던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지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어떤 캐릭터보다도 강렬했던 김주영의 임팩트 탓에 새로운 변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전해졌다. ‘인생 캐릭터’라 불린 김주영으로 너무 강한 인상을 남긴 탓에, 차기작에서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아무도 모른다’에서 김서형은 이 같은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는 열연으로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경신을 알렸다.
지난 1, 2회 방송에서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의 연쇄살해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여전히 살인범을 쫓고 있는 광역 수사대 팀장 차영진으로 완벽 변신했다. 결국 과거 연쇄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마주했지만, 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 뒤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전율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고은호(안지호)와 함께 할 때만큼은 유일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따뜻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모습을 보인 그다. 60분 간의 이야기 속에서 시시각각 급변하는 차영진의 감정선을 밀도 있게 채워 나간 김서형에게선 이미 ‘SKY 캐슬’ 속 김주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김서형는 첫 방송 전 진행된 ‘아무도 모른다’ 제작발표회 당시 원톱 주연자리에 대한 부담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표했던 바 있다. 당시 그는 “여전히 너무 벅차고 이 역할을 제가 할 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속내를 전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담감이 무색하게 그는 완벽한 ‘아무도 모른다’의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섰다. 김서형의 ‘품격 넘치는’ 존재감만으로 이미 작품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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