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폐쇄된 시장 안에는 일가족 4명 거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을 전면 소독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직후 소독작업이 충분치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일부에서는 “시장 영업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중국청년망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부터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을 투입해 시장 전체에 대한 소독작업을 시작했다. 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여러 차례 소독을 했지만 문이 닫혀 있는 상점이 많아 그 안에 물건이 쌓여있어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상점마다 보관된 물건을 꺼내고, 시장 안 무허가 건축물은 철거할 예정이다. 이번 소독은 5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시장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발표한 직후인 올해 1월1일 폐쇄됐다.
이 과정에서 어린 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4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소독이 시작되자 생필품이 담긴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장바구니 카트를 끌면서 밖으로 나왔다. 이들이 시장 상인인지, 왜 시장 안에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4명의 가족은 바로 호텔로 옮겨져 격리됐다.
중국이 우한 시장 봉쇄 두 달 여 만에 소독작업에 나서자 일부에서는 “영업 재개를 위한 수순이다”, “시장을 아예 철거하려는 것이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반면 “야생동물 거래까지 금지하는 상황에서 우한 시장 문을 여는 건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무성하다. 당국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공지하지 않고 있다.
소독 시점도 공교롭다. 중국이 연일 “코로나19 발생지인 것은 맞지만 발원지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전염병 전파 경로를 입증할 주요 장소인 우한 수산시장을 소독하고 청소하는 건 향후 조사과정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시장에는 동서로 나뉘어 600여개 상점이 들어서 있는데 번화가의 기차역과 불과 1㎞ 가량 떨어져 있어 코로나19 발병 초기 확산 속도가 빨랐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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