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1월 한 달간 마스크를 포함한 섬유류 수출액이 지난해 연간 총 수출액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달 말 뒤늦게 마스크 수출 제한 조치를 내놓기 전 이미 상당량의 마스크가 중국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4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1월 기타 방직용 섬유제품의 수출액은 7,261만1,000달러(862억원)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수출액 829만6,000달러(98억원)의 8.8배고 2019년 연간 수출액 8,091만달러(961억원)의 89.7%에 이른다.
기타 방직용 섬유류엔 마스크를 비롯해 섬유로 된 기타 제품이 들어간다. 이 통계가 마스크만 별도 분류한 건 아니지만 해당 품목의 매년 수출액이 유사했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으로의 마스크 수출 급증에 힘입어 1월 수치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 방직용 섬유류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의 비중도 84.5%나 된다.
과거 이 품목의 연간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2013년 당시 9,784만2,000달러(1,162억원)였다. 과거 월별 최고치인 2017년 11월 1,102만7,000달러(130억원)와 비교해도 올해 1월 수출액이 6배 많다.
반면 해당 품목의 1월 수입액은 2,113만9,000달러(251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5% 감소했고 대중 수입도 1,579만6,000달러(187억원)에서 1,536만4,000달러(182억원)로 2.7% 줄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된 가운데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26일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관세청 집계 결과 고시가 시행된 이후 29일까지 새로 수출 신고된 마스크 물량은 1일 평균 1만장으로 급감했다. 이전에 신고된 수출량은 하루 100만장을 웃돌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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