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개 ‘19-5’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간격 30초→20초로
일반 방사포도 ‘섞어 쏘기’ 훈련… 신형 무기 시험발사 이어갈 듯
북한이 4개월 만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정체는 초대형 방사포로 드러났다. 북한이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조에 맞춰 신형 무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신형 무기 시험 발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3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발사체가 방사포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 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으시고 훈련혁명의 불길을 더 높이 지펴 올려 줬다”며 “하늘땅을 뒤흔드는 요란한 폭음 속에 섬멸의 방사탄(방사포)들이 목표를 향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밝힌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낮 12시 37분쯤 강원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 합참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던 발사체는 비행거리 약 240㎞, 고도 약 35㎞로 탐지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에 따르면 이 북한 발사체는 지난해 북한이 8월 24일, 9월 10일, 10월 31일, 11월 28일 등 4차례 시험 발사했던 ‘19-5’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은 지난해 처음으로 이 발사체를 공개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사 당시 방사포 발사 간격은 30초 정도로 파악됐으나, 이번 발사 때는 20초 간격으로 줄어든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 4개월여 북한군이 미사일 성능을 개량했다는 얘기가 된다.
아울러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구경 240㎜, 300㎜ 등 일반 방사포도 섞어 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것으로 전해진 지난달 28일 합동타격훈련 때도 이들 방사포가 발사됐고, 전날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하면서 일반 방사포 수십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등 사실상 ‘섞어쏘기’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전 배치를 염두에 둔 운용 연습일 가능성이 높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해까지는 4차례 모두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 발사였다면 이번에는 운용부대에 배치돼 실제 화력타격훈련에 참가했으니 실전 배치와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젠 우리에게 실체하는 위협이 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시험 발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 외에도 북한판 ‘에이태킴스’인 신형 전술지대지 미사일,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지난해 잇따라 시험 발사하고 이를 공개했다. 또 지난해 연말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추정 엔진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대외적인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이 올해 이들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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