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2020 시즌 개막일을 결정하기로 했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1주일 단위로 연기를 검토하되, 무관중 경기는 일체 논의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실행위원회(10개 구단 단장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규시즌 개막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대환 KBO 사무총장을 비롯해 차명석 LG 단장, 손차훈 SK 단장, 김종문 NC 단장, 김치현 키움 단장, 홍준학 삼성 단장이 자리했고, 미국 스프링캠프에 머물고 있는 정민철 한화 단장과 조계현 KIA 단장은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불참한 이숭용 KT 단장, 김태룡 두산 단장, 롯데 성민규 단장은 실행위원회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실행위원회를 마친 뒤 “코로나19 사태가 다음주까지 고비라고 해서 상황을 지켜보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개막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개막 시점은 최소 2주 전에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예정대로 개막한다면 진행 여부를 2주 전인 14일, 만약 상황이 좋지 않아 1주일 연기를 하면 4월 4일 2주 전인 3월 21에 결정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기 위해 KBO는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일주일마다 번갈아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논의한 내용은 10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무관중 경기와 144경기 리그 일정 축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류 사무총장은 “늦게 개막하더라도 11월말에는 시즌 일정을 모두 끝내는 걸로 했다”며 “이를 위해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도 편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단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시범경기를 취소한 상황에서 팀간 연습경기도 허용하지 않고 자체 청백전으로 대체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밖에 올스타전은 2020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펼쳐진다.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개막도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자 구단들은 해외 캠프 일정을 연장했다. 호주에서 훈련 중인 롯데는 기존 3월5일에서 17일로,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삼성과 LG는 각각 6일에서 15일로, 11일에서 18일로 귀국 일정을 미뤘다. 미국에 있는 SK, 한화, NC, KT, KIA 등도 연장을 검토 중이다.
대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키움은 항공편이 취소되는 우여곡절 끝에 10일 전세기로 귀국할 예정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캠프 연장을 검토했지만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구하기 쉽지 않아 예정대로 돌아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산도 일본 미야자키에서 변동 없이 3월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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