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종합병원 다인실 신천지 주의보…신천지 환자가 주류
10개 대학이 밀집해 ‘학원도시’로 불리는 경북 경산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가 폭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대구지역 종합병원의 다인실이 일반 환자를 겨냥한 신천지 전도활동의 무대가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전국에서 대구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경산시는 3일 확진자가 전날(204명)보다 25명 늘어난 229명이고, 이중 신천지 관련자는 51명 늘어난 134명(전날 83명)이라고 밝혔다. 전체 확진자 증가세보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 증가 추세가 2배나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경산시가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기타’로 분류했던 확진자 상당수를 뒤늦게나마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대구와 인접한 경산의 신천지 확진자 중 30%는 20∼30대 대학생과 청년층이어서 이들과 접촉한 확진자는 모두 대구쪽 신천지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인구 26만3,000여명의 경산에는 대학 재학생과 교직원이 10만명에 이르는데도 지역특성을 고려한 통계조차 혼선을 빚었다는 얘기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그동안 신천지교회 신자와 가족, 밀접접촉자만 포함했으나 접촉자의 접촉자까지 신천지로 분류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북도가 뚜렷한 기준없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 분류방법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정부차원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산시가 지역감염 단계로 접어들었는데도 홈페이지에 확진자 이동경로 코너를 만들고 ‘확인중’만 띄우자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홈페이지 시민참여방에는 ‘경산 확진자 뉴스가 속보로 뜨는데 시청에 전화하니 아무도 모른다’, ‘시청직원 모두 격리됐나, 실시간 브리핑 좀 하라’는 불만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를 다인실에 수용하는 대구지역 대학병원에선 신천지 신자들이 우회적으로 교인 포섭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전언이다. 이는 3일 현재 대구 지역 확진자 3,601명 중 신천지 신자가 2,792명(77.5%)이어서 입원 환자도 신천지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병원 환경 때문이다.
대구의 대학병원 간호사 A씨는 “5인실에 수용된 확진자 중 3, 4명이 신천지 신자다보니 자신들끼리 자연스럽게 공통 관심사인 종교 얘기를 하면서 일반 환자와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의 간호사는 “신천지 환자들이 종종 성경 말씀이나 하나님 이야기를 할 때는 다른 환자들이 거북해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입원 중인 신천지 신자가 드러내놓고 전도를 하지는 않지만 다인실에 신천지 신자들이 분위기를 좌우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산=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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