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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러 번 찬 흔적?… 이만희 ‘박근혜 시계’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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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러 번 찬 흔적?… 이만희 ‘박근혜 시계’의 정체는

입력
2020.03.03 13:34
수정
2020.03.03 16:30
0 0

박근혜 측근들 “가짜 시계”, 일각 “의원 선물용”

‘신천지 전문기자’ 변상욱 앵커 “이만희, 시계 잘 안 차…과시용”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헤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가평=고영권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헤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가평=고영권 기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착용한 시계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회장은 2일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명과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과 무궁화로 장식된 시계를 차고 나왔다.

이 총회장이 착용한 시계가 포착된 이후 이른바 ‘박근혜 시계’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은 금 도금 시계는 ‘가짜 박근혜 시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이건용 전 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 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고, 이후 ‘은색 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도 ‘이만희 시계가 수상하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박근혜 시계는 은장이지 저런 금장이 아니다. 더욱이 날짜가 나오는 박근혜 시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착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시계’. 가평=고영권 기자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착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시계’. 가평=고영권 기자

그러자 국회의원 선물용으로 특별 제작한 것이라는 반박도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한가위를 맞아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남성용과 여성용 각각 1개씩 들어 있는 금 도금 시계 세트를 선물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부 의원들은 이 같은 주장에 “그런 시계를 받아본 적 없다”며 재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 총회장이 해당 시계를 즐겨 착용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이만희 총회장이 과거 해당 시계를 여러 번 착용했던 사진을 찾아내 해당 시계가 이 총회장의 ‘애착 시계’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는 사진에 따르면 이 총회장이 2016년 5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세계평화선언문 3주년 기념행사 및 전쟁종식 평화 걷기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금색 시계를 착용했는데, 논란이 된 ‘박근혜 시계’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 착용하고 온 시계(왼쪽)와 2016년 5월 공개석상에서 착용한 시계 사진. 트위터 캡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에 착용하고 온 시계(왼쪽)와 2016년 5월 공개석상에서 착용한 시계 사진. 트위터 캡처

시계의 날짜가 2일이 아닌 31일로 돼 있던 점도 화젯거리였다. 일각에서는 “이만희 시계 날짜가 31일을 가리키고 있다. 날짜가 31일이라면 차지 않고 있다가 목적이 생각나서 꺼내 찬 것이란 의심이 간다”(ro****), “시계 날짜가 31일이다. 장롱에 넣어뒀던 금장 시계를 차고 나와 미래통합당에 ‘나 이런 사람’이라고 협박하는 것 같다”(sc****), “서랍에 넣어뒀던 날짜도 맞지 않는 박근혜 시계를 굳이 꺼내 차고 나온 건 구 새누리당, 구 자유한국당 현 미래통합당에 할 말이 있어서다”(dd****) 등의 의구심을 제기했다.

시계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 총회장이 날짜도 안 맞는 시계를 차고 나온 것은 ‘보여주기식’, ‘과시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년 동안 신천지를 취재해 온 변상욱 YTN 앵커는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총회장은) 손이 무거운 걸 싫어하고 답답해해서 시계를 잘 안 찬다”며 “평상시에 이렇게 가벼운 시계 아니면 잘 안 찰 텐데, 정치적 문제도 있으니 측근들이 좀 강해 보이는 걸로(차라고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시하려는 건 분명한 것 같다”며 “이 총회장의 머릿속에 있는 대통령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상당히 자랑스러워하면서 시계를 찼을 거다”라고 추측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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