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된 국가는 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튀지니 모로코 세네갈 6개국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ㆍDPA통신 등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튀니지와 모로코 보건부는 이날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1명씩 확인됐다고 밝혔다. 튀니지 확진자는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귀국한 40세 남성으로 알려졌으며, 모로코 환자도 이탈리아에서 최근 돌아온 남성이었다.
세네갈에서도 프랑스 남성 1명이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째 세네갈에 거주 중인 이 환자는 지난 달 말 프랑스를 방문했다가 귀국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하라 이남 국가에서 환자가 보고된 건 지난달 말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네갈이 두 번째다.
이날 알제리에서도 친인척 4명의 무더기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들 중 2명이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 먼저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들의 가족 2명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 이집트 보건부도 이집트에서 입국한 캐나다인이 두 번째 확진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이날까지 아프리카에서 감염자 발생 국가는 총 6개국, 총 감염자수는 최소 11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프리카 각국에 진단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아프리카 주요국들이 최근까지도 중국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등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실제 감염자는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 은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 소장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감염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현재 두 가지, 조속히 진단하는 능력과 감염병을 억제하는 능력 면에서 위험에 놓인 상황이다. 아프리카에는 많은 환자를 돌볼만한 병원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계보건정책 담당 부서장인 스티븐 모리슨도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코로나19가 쏜살같이 퍼질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54개국 중 8개국만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처할 준비가 돼있는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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