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자 유럽연합(EU)이 지역 내 코로나19 위험 수준을 가장 높은 단계인 ‘높음’으로 올렸다. 감염자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U 기관인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위험 수준을 ‘보통’에서 ‘높음’으로 격상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말하면서 “다시 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몇 주간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ECDC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EU 회원국과 영국, 스위스 등 유럽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199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3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인 이탈리아에선 1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566명 늘어 1,694명이 됐다. 사망자 역시 12명이 증가한 41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고자 36억유로(약 4조7,642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 편성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규모다.
독일에서도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2일 오전 10시 기준 확진자 수가 150명으로 전날보다 33명이 늘었다. 프랑스 역시 13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날 사망자가 2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가 총 4명(중국인 관광객 1명 포함)이 됐다.
EU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 성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방안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그는 오는 4일 EU 재무장관 임시회의를 소집해 경제 위기 위험을 줄일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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