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예배… 속속 격리 해제
신자 1차 전수조사도 95% 완료돼
2차 감염ㆍ무증상 신자 전파에 촉각
정부는 3월 초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31번째 확진환자가 참여한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의 마지막 예배 이후 잠복기인 14일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신천지 내 집단감염 불씨가 꺼지고 신자 전수조사까지 마무리되면 3월 첫 주 내로 확산세가 꺾일 거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미 16일 예배에서 감염된 신자들에 의해 발생한 2ㆍ3차 감염이 거듭 확산세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아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31번 환자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자들의 자가격리 해제가 시작됐다. 이들은 예배 다음날인 17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를 해왔다. 다만 아직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은 신자들은 격리기간을 5일 더 연장한다.
이들의 격리 해제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감염우려 1순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확진환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가 2,418명으로 57.4%에 달하는데, 이들과 직접 연결된 신도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 95% 완료된 신천지 신자ㆍ교육생 증상여부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확진자를 더 찾아내고 격리한다면 신천지 발 집단감염의 급한 불은 꺼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을 통한 2ㆍ3차 감염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여부다. 의료계에서는 31번 환자를 신천지 교회를 통한 2차 감염자로 보고 그 이전부터 상당한 전파가 진행됐을 거라 관측한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2월 첫 주부터 신천지 교인이 감염됐고 이후 3주간 2~4차 감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감염력이 있는 동안 지역사회 전파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신천지 교인이지만 대구교회 예배에는 참석하지 않아 25일부터 자가 격리된 9,300여명의 신자들도 문제다. 소규모 모임을 자주 갖는 신천지의 특성상 이들의 격리가 늦어진 약 일주일간 감염이 폭증했을 수도 있다.
신천지 ‘핀셋방역’의 효과를 과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신천지 신자들에 의한 3, 4차 감염자들의 증상이 시작될 시기라 안심할 수 없다”며 “새 확진자를 찾는 것보다 이미 찾아낸 확진자들을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격리했는지가 환자 수 감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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