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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당 불지피는 민주당, ‘비례대표 무공천’ 주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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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당 불지피는 민주당, ‘비례대표 무공천’ 주장까지

입력
2020.03.02 20:30
수정
2020.03.02 23: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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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정당을 만들지 말고 국민들은 미래한국당을 찍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정당을 만들지 말고 국민들은 미래한국당을 찍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선거연대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에는 난색을 표하던 당 지도부 의원들도 선거연대에는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 무공천’이라는 실질적 방안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여론 역풍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총리는 2일 선거연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당 밖의 움직임과 제안이 있었으니 그에 대한 당의 입장은 당 시스템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단체가 제안한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을 완전 부인하지 않고 여지를 둔 발언이다. 앞서 주권자전국회의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정의당, 녹색당 등 범여권 정당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서를 보냈다.

위성정당 창당에 비판적이던 우상호 당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직접 창당은 ‘꼼수에 꼼수로 대항하느냐’는 비판을 이겨내기 어려운데 연합정당은 당 구성원이 아닌 분들의 제안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도 맞다”며 “이건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했다. 비례대표 공천 책임자가 입장을 선회할 만큼 당내에서 연합정당과의 연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아예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도 나왔다. 친문 핵심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단 한 명의 비례대표 후보도 내지 않을 테니 기형적이고 민심을 왜곡하는 미래한국당을 찍지 말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비례공천관리위원회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지지자들이 연합정당에 ‘몰표’를 줄 수 있도록 민주당이 희생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례대표 무공천 등 정치꼼수가 현실화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이 수구세력의 꼼수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모든 진보ㆍ개혁세력의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정당에 참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연합정당 참가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당의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중도층 이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당 최고위원인 김해영 의원은 “어떤 형태든 정당제도의 본질이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다른 의원도 “이 정도의 사안이면 당 지도부에서 결정하더라도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반대 의견이 거셀 것”이라며 “연합정당을 지지하되 참가는 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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