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물과 샴푸로 씻어주고 다른 이에게 맡기도록 해야”
전문가들 “반려동물의 감염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아”
지난 1월 오전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보호자가 마스크를 쓴 반려견을 안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 ‘약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려동물 유기나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 사이에선 반려동물이나 야생동물 등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이를 확산시킨다는 증거가 없고, 가능성도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이들은 확진자의 반려동물 관리 등 현실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인지, 단순히 몸에서 병원균이 발견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검사에 들어갔다.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반려견에서 약한 양성 판정이 나온 게 알려지면서 이미 국내외에서는 반려동물 유기와 학대 등 반려동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일본 수의학계, 한국수의임상포럼(KBVP) 등 수의학계에서는 반려동물이나 다른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에 본부를 둔 세계소동물수의사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현재는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전파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라면 관련 정보가 나올 때까지 반려동물 등 다른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만일 감염된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돌봐야 한다면 반려동물 접촉 전후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당국과 반려견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등에 대한 검사에 들어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이시다 타쿠오 일본수의임상포럼(JBVP) 회장 겸 아카사카동물병원 부원장도 병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개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며 “만일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면, 자신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릴 것에 대해 염려하지 말고 미지근한 물과 샴푸로 강아지를 씻어 주고 다른 이에게 맡기면 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수의임상포럼(KBVP)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반려견, 동물 최초 양성 반응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반려견은 아무런 증상이 없다며 실제 감염이라 확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아직까지 명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약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사례부터 알려진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전이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동물은 바이러스 전염자가 아닌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반려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거나 확산시킬 것에 대한 우려보다 해외처럼 확진자가 격리될 경우 키우던 반려동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과 고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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