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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만 서고 허탕쳤다” 고성 오간 공적 마스크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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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만 서고 허탕쳤다” 고성 오간 공적 마스크 판매

입력
2020.03.02 17:31
수정
2020.03.02 17:5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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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 마스크 한계 보이자 

 “신분증 확인하고 줘라” 등 대안 폭발 

지난 1일 서울 하나로마트 서대문점 앞에 마스크 판매시작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김동욱 기자
지난 1일 서울 하나로마트 서대문점 앞에 마스크 판매시작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김동욱 기자

지난 1일 정부의 ‘공적 마스크’가 풀린 서울 서대문구의 농협 하나로마트 서대문점 주변에선 고성과 항의가 터져 나왔다. 마스크 판매시작 전부터 인파가 몰려 상당수는 제 시간에 왔는데도 헛걸음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민 김모(45)씨는 “마스크를 선착순으로 팔다 보니 어떤 가족은 세 살배기 아이까지 데려와 가족 수대로 마스크를 싹쓸이 해가는데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은 줄만 서고 한 장도 못 구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스크 대란’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공적 마스크 투입을 두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공적 판매처를 통한 선착순 판매방식으로 부작용이 속출한 탓이다. 온라인 공간에선 대만의 ‘마스크 실명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시민 반응을 종합하면 정부의 마스크 수급 정책은 여러 측면에서 부작용을 드러냈다. 우선 마스크 수요가 갈수록 폭증하는데 판매처를 약국,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으로만 묶어두다 보니 판매처마다 ‘마스크 구입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판매 방식이 선착순이라 미리 줄을 서지 못한 이들은 마스크 한 장을 구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서대문구의 한 약사는 “약국에 매일 공적 마스크 100장이 들어오는데 20명이 5장씩 사가면 끝”이라며 “상당수는 줄만 서고 허탕을 친다”고 전했다.

공적 마스크 중 일부가 공용홈쇼핑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된다고 하지만 기대치는 높지 않다. 접속량 폭주로 인해 구입이 어려울 거란 한숨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에선 정부가 다른 정책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로 시민들은 정부의 마스크 정책 기사를 다룬 기사에 댓글을 다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아이디어는 동네마다 있는 주민센터를 마스크 공급처로 삼자는 것이다. 주민센터가 담당하는 동네의 가구수를 근거로 구청에서 마스크를 받아 아파트 소장, 통장 등을 통해 나눠주면 적어도 지금의 마스크 구입 전쟁 없이 취약계층에도 골고루 마스크를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재기를 막기 위해 ‘의료보험 체계’를 이용하자는 의견도 공감을 얻고 있다.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마스크도 약국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 한 사람에게 팔 수 있는 물량을 엄격히 제한하자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네티즌은 “문제는 마스크 사재기인데 국내 처방전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하면 시행할 수 있다”며 “대만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대만의 경우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마스크 실명제’를 도입했다. 건강보험카드를 갖고 있는 이들에 한해 일주일에 마스크 2장을 파는 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인터넷에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 걸 정부도 모르지 않는다”며 “다만 주민센터 등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면 결국 전 국민에게 마스크를 공급하자는 얘기인데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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