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정지윤. 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 입단 직후 윙스파이커에서 센터로 보직 변경해 신인왕까지 거머쥔 정지윤(19ㆍ현대건설)이 올해도 빛나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지윤은 1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정지윤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득점에 공격 성공률 59.1%를 찍으며 펄펄 날았다. 블로킹 득점도 3점을 올렸는데,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블로킹 4득점)에 이어 두 번째 많은 득점이다. 정지윤은 2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중요한 경기여서 긴장도 많이 됐다”라며 “이겨야 한다는 부담보다 재미있게 경기하자고 언니들과 다짐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지윤의 활약과 함께 현대건설은 리그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언뜻 보면 올 시즌 정지윤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어 보인다. 공격 성공률은 지난해(33.3%)에도 좋았지만 올해는 무려 44%를 찍었다. 특히 속공 부문에서는 양효진(52.5%)에 이어 리그 2위(49.6%)에 오르며 ‘무적 센터진’의 당당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득점도 리그 11위(세트당 2.28점→2.69점)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강력한 파워 외에 공격 각도도 다양해져 상대 수비 입장에선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엔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으로 기술적ㆍ심적으로 부담도 컸다”면서 “올 시즌엔 처음부터 ‘나는 센터다’라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하니 좀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센터에게 가장 중요한 블로킹이 지난해 0.326개(세트당)에서 올 시즌 0.465개(9위)로 급등했다. 센터치고 작은 키(180㎝)인 점을 고려하면 경이로운 수치다. 그는 “블로킹 손 모양이 안 좋아 (양)효진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 준다”면서 “매일 야간 훈련으로 보완 중인데 아직 멀었다. 블로킹은 계속 현재진행형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정지윤이 1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파워넘치는 중앙 스파이크를 꽂아 넣고 있다. KOVO 제공.

하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정지윤은 ‘짧지만 아픈’ 2년차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말부터 1월 중순까지 공격 성공률이 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후배 이다현에게 잠시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정지윤은 “자신 있었던 공격 코스가 상대에 분석이 많이 됐는지 자꾸 막혔다”면서 “자신감도 떨어져 평소 잘하던 것도 안됐다. 심지어 나도 나 자신을 못 믿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오히려 감독님과 코치님들, 언니들은 저를 계속 믿어주셨다. 그 믿음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채워 준 이다현에 대해서도 “다현이가 잘 버텨줘 (내가 못 했어도) 팀에 큰 민폐가 되지 않았다. 다현이에게 오히려 고맙다”면서 “다현이가 잘하니까 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다”라고 했다.

고교 시절(경남여고) 팀의 ‘파워 히터’로 이름을 날렸던 정지윤은 데뷔 이후에도 “센터보다 윙스파이커로 커야 할 재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의 공격은 정통 센터와는 달리 윙스파이커처럼 동작도 크고 힘이 넘친다. 물론, 이동 속공 등 높이에서의 약점은 있지만, 타고난 점프력과 체공력, 그리고 파워로 작은 키를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 정지윤은 “지금 잘 되는 공격도 언제든지 상대에게 분석돼 막힐 수 있다.”면서 “키가 다른 센터들보다 작으니 노력밖에는 답이 없다. 효진 언니처럼 센터에서 다양한 각도를 이용해 공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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