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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급조한 토양에서는 결실 맺을 수 없어”… 창립기념사에서 3자 연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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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급조한 토양에서는 결실 맺을 수 없어”… 창립기념사에서 3자 연합 비판

입력
2020.03.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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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일 대한항공 창립 51주년 기념사에서 “급조한 토양에서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며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3자 연합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기념사에서 “임직원들의 평범한 일상이 대한항공의 빛나는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하고 좋은 씨앗”이라며 “이처럼 가치 있고 소중한 씨앗은 마땅히 좋은 곳에 뿌려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재료들을 섞어서 급조한 토양, 이해 관계나 상황에 다라 얼마든지 변하고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그런 자리에 심겨진 씨앗은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급조된 토양’이란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 연합ㆍ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을 빗대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이어 현 경영진을 ‘성숙한 토양’에 비유했다.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우리 임직원 여러분의 일상과 헌신, 희생을 심기에 적합한 토양”이라는 것이다. 한진그룹 노조를 비롯해 현 경영진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임직원들의 결속을 다시 한 번 다지면서, 3자 연합의 공세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 “우리가 심어야 할 것들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며 현재의 일상을 강조한 대목은 3자 연합의 새로운 비전 제시에 대한 반대 논리를 폈고, 국민ㆍ고객ㆍ주주에게 두루 감사 인사를 표함으로서 소액 주주 표심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바라는 결실을 맺기까지의 과정이 항상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씨앗에 담겨 있는 가치 있는 미래를 보며 힘을 모아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어 나가자”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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