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제101주년 3ㆍ1절 기념식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1일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 본관 앞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정관계 인사 등 50여명만 참석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현장 지휘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무부처 장관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불참했다. 지난해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식 때와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서로간의 접촉을 눈에 띄게 자제했다. 통상 행사장에 입장하며 맨 앞 줄에 선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던 대통령 내외는 이날은 간단한 목례로 대신했다. 다만 행사 직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는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념식이 실외에서 진행된 만큼 참석자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행사 시작 전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의식한 듯 좌석 배치 간격 또한 널찍했고, 매년 열리던 국가유공자에 대한 훈ㆍ포상 시상식도 이날은 생략됐다.
한편 이날 기념식이 열린 배화여고는 1920년 3ㆍ1운동 1주년을 맞아 만세운동이 벌어진 곳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18년부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광화문 광장 등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3ㆍ1절 기념식을 열어 왔다. 대부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던 이전 정부와 다른 면모를 보인 것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규모 면에서까지 이전과 확연히 다른 3ㆍ1절 기념식을 개최하게 됐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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