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3차례 3위권에도 못 들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몰표 압승
샌더스와 슈퍼화요일 대결 주목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4차 경선에서 마침내 승리했다. 그는 이전 세 차례 경선에서 3위권에도 들지 못한 수모를 당했다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독주를 제어할 대항마로 다시 떠올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차 경선까지 여러 후보들이 승리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민주당은 수십년 만에 가장 ‘불확실한’ 경선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결국 14개주 동시 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3일)’의 결과를 지켜봐야 대결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절반(48.4%) 가까운 표를 모두 가져갔다. 샌더스 상원의원 득표율(19.9%)의 두 배가 넘는 압승이었다. 그는 앞서 1차 경선인 아이오와(15.8%)를 제외하고선 한자릿수 득표율을 면치 못했다. 4강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8.2%)과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7.1%)은 각각 4, 5위에 그쳤다. 바이든은 “며칠 전까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나에게) 사망선고를 했지만 민주당의 심장인 바로 당신(지지자) 덕분에 크게 이겼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예상대로 ‘흑인 지지자’들의 몰표가 바이든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 미 CNN방송은 “경선 유권자의 절반(55%)을 차지하는 흑인 유권자 5명 중 3명이 그에게 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흑인사회에 영향력이 큰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의원의 막판 지지가 바이든 반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날 첫 승리로 바이든은 대의원 확보 수(44명)에서도 샌더스(54명)를 바짝 뒤쫓게 됐다.
이런 널뛰기 경선 흐름을 감안할 때 ‘샌더스 대 바이든’의 양강 구도가 성립되느냐, 아니면 샌더스가 대세론을 굳히느냐는 슈퍼 화요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낙점되려면 최소 1,991명의 대의원을 잡아야 하는데, 이날 3분의1(34%)가량이 결정된다. 슈퍼 화요일부터 중도진영의 변수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경선에 합류하는 점도 변수다. WP는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주요 후보군이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 3위(11.3%)를 차지한 억만장자 기업가 톰 스타이어의 사퇴로 민주당 경선 주자는 7명으로 줄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