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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간신히 피한 KCC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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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간신히 피한 KCC 막전막후

입력
2020.03.01 16:05
수정
2020.03.01 18: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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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프로농구 원주 DB와 전주 KCC 경기가 취소된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이 텅 비었다. 원주=연합뉴스
1일 프로농구 원주 DB와 전주 KCC 경기가 취소된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이 텅 비었다. 원주=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4시44분, 안전 안내 문자 네 통의 알림음이 잇달아 들려왔다. 9분 전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부산 KT와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전주 KCC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이 문자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같은 시간 기자회견장에 있던 전창진 KCC 감독 역시 “이럴 땐 어떡하나”라며 당혹스러워했다.

문자 내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KCC 선수단 숙소인 전주 라마다호텔에 같은 날 투숙했다는 것이다. KCC 유현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KT 선수들도 KCC 선수들에게 “괜찮은 거냐”라고 걱정하면서 버스에 탑승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KCC는 순간 공포감을 느꼈다. 조진호 KCC 사무국장은 전주시 보건소, 질병관리본부에 급히 연락했고 최형길 KCC 단장은 이정대 KBL(한국농구연맹) 총재와 통화했다. 당장 원주 원정 길에 올라야 하는 선수들은 사태를 파악할 때까지 체육관에 발이 묶였다.

30여분이 흐른 뒤 보건소 역학조사팀에서 ‘선수단은 밀접 접촉자가 아니다’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오후 5시 50분께 KBL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던 정규리그를 3월 1일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제서야 KCC 선수들의 행선지는 구단 연습체육관이 있는 경기 용인 마북리로 정해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퍼지면서 선수들의 감염 위험도 더욱 커졌다. 이에 KBL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리그를 연기하거나, 아예 시즌을 종료하는 방안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KBL 관계자는 “언제 리그가 재개될 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KCC 선수단은 동선 파악 결과, 아슬아슬하게 확진자와 빗겨갔다. 역학조사팀에 따르면 확진자는 대구 거주자로, 전주에 살고 있는 동생이 ‘전주에 여유가 있으니 여기 와서 검사를 받아봐라’고 권유했고 28일 자신의 차로 이동했다. 전주 예수병원 야외선별진료소에서 28일 오후 2시10분부터 3시30분까지 검사를 받고 오후 4시 11분 라마다호텔에 체크인 했다.

같은 날 KCC 선수단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전주실내체육관에서 훈련을 한 다음 오후 5시 30분께 호텔에 도착했다. 선수단은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고, 확진자는 다행히 배달음식으로 해결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이튿날 오전이다. 확진자는 오전 8시 20분경 호텔 2층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날 오후 3시 경기가 예정된 선수단은 다행히 아침 겸 점심으로 오전 10시 30분께 식사를 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확진자보다 한 시간 먼저 조식을 먹었다. 체크아웃 시간 역시 확진자는 오전 10시 11분, 선수단은 오후 1시 30분께로 달랐다. CCTV 확인 결과, 확진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선수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숙소 방도 확진자는 3층, 선수단은 11층이었다.

조진호 KCC 국장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가 안 되면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선수들은 용인 구단 숙소에서 당분간 합숙할 예정”이라며 “격리 기간은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검사도 현재까지는 받을 계획이 없다. 조 국장은 “침이나 가래 등 분비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나와야 확인이 가능하지만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검사를 받아도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면서 “감염 확률은 크지 않다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당분간 숙소에서 지내고 단체 훈련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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