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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ㆍ폐쇄공포증… 불안 호소하는 대구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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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ㆍ폐쇄공포증… 불안 호소하는 대구 시민들

입력
2020.03.02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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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인관계 실종, 전화 문자 메시지로 대체 “코로나 끝나고 봅시다” 

 

대구 동성로 옛 중앙 파출소 앞 모습.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지만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대구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두 번째 일요일인 1일 대구는 텅 비어 있었다. 종교, 체육, 문화, 정치 행사들이 모두 끊기면서 시민들은 집으로 움츠러들었다. 마치 전시상황 공습을 피하듯 외출을 삼가고, 일부 시민들은 “외환위기 때도 분위기가 이토록 침울하진 않았다”고 자조하는 상황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식별할 수 없는 신천지교회 신자들을 피하려는 시민들의 눈에선 불안과 공포는 물론이고 이웃에 대한 불신까지 읽히고 있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심리상담 건수는 전화 1,464건, 문자안내만 1만7,390건이다. 군부대 전문 상담관과 정신건강전문간호사, 임상 심리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 요원 139명이 매달려 24시간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구의 한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자 A씨는 “전화 너머 울먹이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들의 고민을 모두 해소하기는 역부족이지만 불안감이라도 덜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공황장애나 폐쇄공포증도 호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트레스가 커지고 불안과 까닭 모를 공포도 엄습한다”는 것이었다.

집단 내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감염경로를 찾는 구성원들이 특정인을 지목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기도 한다. 최근 대구의 한 기관에서는 2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후 신천지 신자 연관설이 제기됐으나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는 오히려 자신이 확산의 진원지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 아무리 경증이 많고 치사율이 낮다고 해도 내가 퍼뜨린 것만 같아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는 하소연이었다.

모임도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신종 코로나 끝나고 봅시다”가 인사말이 됐다. 감염 우려 때문에 부모 자식간 만남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대체됐다. 지난달 29일 대구 달서구에 부모 문안을 갔던 B씨는 “우리가 코로나 옮기면 어쩔려구”라는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일용직,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 불황이 장기화되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입에서 끊이지 않는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위기 가정을 긴급지원하고, 추가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피부로 와닿지 않고 있다.

김진성 정신의학과의원 원장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이 장기간 격리되면 다른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가 정상궤도에서 이탈하면 불안과 공포, 불신감이 커지기 때문에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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