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백화점을 활보한 사실을 1주일 지난 뒤 통보한 천안시의 배짱이 무섭기만 합니다”
지난달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천안의 갤러리아 센터시티점은 지난 29일 뒤늦게 차단 방역 소독을 위해 휴점했다. 천안시의 늑장 통보 때문이다.
천안 롯데마트 쌍용점도 20번 확진자가 24일 14시60분부터 15시30사이 다녀갔으나 시민 카톡 문자는 29일 발송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확진자가 다녀간 시간을 모른 채 며칠간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이용했다.
주말부터 하루 2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나 충남 천안시의 확진자 동선파악과 발표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시민불만이 들끓고 있다.
천안에서는 지난달 25일 오후 첫 발생 이후 현재까지 모두 6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확진자 동선은 이날 오전까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시는 역학조사 이후 확진자 동선을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늑장공개에 따른 불안감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천안지역 코로나19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은 ‘확진자 동선 파악이 제때 안돼 불안하다’는 지적으로 넘쳐난다.
일부 시민은 구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여부까지 알려주는 “생활권이 겹치는 아산시 발표를 참조하는 게 빠르다”며 아산시 홈페이지를 활용하고 있다.
한 독자는 “천안시야~ 확진자 동선이나 빨랑 공지해라.. 평일 칼퇴근에, 주말이라 쉬냐? 천안공무원들 일 못하는 건 정말이지~~~”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불안감은 일상생활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날 천안 시내중심지 도로는 온종일 한적했고, 운행차량은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식당은 두 팀 이상 찾아보기 힘들었고, 일부는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며 아예 문을 닫았다.
시내 대형음식점 관계자는 “확진자의 급증으로 이날 하루 가게 문을 닫았다”며 “추후 직원들과 협의를 거쳐 휴무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쇼핑센터 관계자는 “천안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평균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이 참에 문을 닫고 직원들을 모두 휴가 보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모(55)씨는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옷을 벗고, 공무원들은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대는 모습에 시민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다”며 “최소한 동선공개라도 서둘러 시민의 불안감을 줄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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