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4개월내 철수, 탈레반 무력 포기 골자… 포로 맞교환 등 이행 난항
2001년 10월 시작된 미국의 최장기 전쟁 ‘아프가니스탄전’이 종료 문턱에 섰다. 미국과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이 ‘평화합의’에 서명하면서 18년을 끌어 온 무력충돌을 끝낼 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다. 다만 탈레반의 재무장 가능성 등 여전히 변수가 많아 아프간에 영구적인 평화가 정착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양측 대표인 잘마이 칼릴자드 미 아프간 평화특사와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 공동창설자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날 체결된 ‘도하합의’의 골자는 탈레반이 무력행위를 영원히 포기하면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군 등 아프간 파견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시키겠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우선 1단계 이행 조치로 이날부터 135일 이내에 아프간 주둔 병력을 1만2,000명에서 8,600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탈레반은 알카에다 등 다른 극단주의 무장단체들과 거리를 두기로 했다. 아프간 내에서 이들 단체의 훈련, 자금 조성 등을 방조하지 않고, 향후 아프간 정부와 정치협상을 통해 포괄적인 정전 합의로 나아간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서명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은 특히 길고 끔찍했다”며 “이제는 우리 국민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양측이 신뢰 확인 차원에서 10일까지 완료하기로 한 포로 맞교환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등 벌써부터 순탄치 않은 합의 이행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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