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던 3ㆍ1절 집회를 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법원이 집회금지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범투본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 입장 선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범투본 소속 조나단 목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범투본 유튜브 집회에서 “3ㆍ1절 연합예배를 광화문광장이 아닌 이곳 사랑제일교회에서 드리기로 결정했다”라며 “내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이곳에서 예배를 드릴 테니 모든 분들이 여기로 오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범투본은 지난해 10월부터 주말마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예배 명목의 정부 규탄 집회를 열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서울시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도심 일대에서의 집회를 금지했지만 범투본은 지난 22, 23일에도 주말 집회를 강행했다. 이에 서울경찰청이 26일 범투본 측에 집회 금지를 통보했고, 범투본은 서울행정법원에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집회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섰다.
하지만 법원이 28일 범투본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집회 강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경찰도 “서울시와 경찰의 금지에도 집회를 개최할 경우 집결 저지, 강제 해산, 사법 처리 등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내 범투본을 압박했다.
결국 이날 범투본이 광화문집회를 포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범투본은 전 목사가 지난 24일 구속된 데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 대한 여론까지 악화되면서 야외 예배를 강행하기에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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