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8월 신종플루 당시(왼쪽)과 26일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의 의료진 모습. 흰색 방호복에 고글까지 중무장한 의료진이 쉽게 보이지만 11년 전만 해도 대다수 의료진이 기본 진료복이나 수술용 전신 가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 활동을 했다.
[신종플루] 신종플루 예방접종이 시작된 2009년 10월 서울 구로고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행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다. 뉴스1
[신종플루] 2009년 5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공업용 살균제 닥터솔류션 액을 이용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인천공항공사 시설환경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영종도=이한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이 초비상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제 사용은 일상이 됐다.

11년전 신종인플루엔자A(신종플루)가 전세계를 휩쓸 때도 비슷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와 흡사하다 보니 당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손을 자주 씻고 감염 우려 지역을 방역하는 등 대응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종플루와 코로나19,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비슷한지 사진으로 비교해 보았다.

◇다른 장면

신종플루와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이란 점에서 비슷하지만 확산 속도나 정부의 대응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는 지난 22일 국내 발병 한 달여 만에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그에 비해 확산 속도가 더뎠던 신종플루는 첫 확진 환자 발생 후 ‘심각’ 단계까지 6개월이 걸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종플루는 기존의 인플루엔자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대유행으로 간 상황이었고 국민이 어느 정도 교차면역도 있었다. 당시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었기에 코로나19와는 대응 체계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사태 당시엔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백신이 개발되면서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행렬이 병원과 보건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코로나19의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한 유일한 보호 용품인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대형마트나 생필품점 앞에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

[신종플루] 2009년 10월 가운데 거점병원인 이대부속 병원의 신종플루 환자 진료실 앞에 환자와 보호자가 처방을 기다리고 있다. 배우한기자
[코로나19] 27일 경기 고양시 주교동 내 공용주차장에 마련된 차에 탄 채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y)' 식 선별진료소인 '고양 안심 카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뉴시스

의심 증상자가 감염 검사를 받기 위해 찾는 진료소의 풍경도 11년 전과 지금이 사뭇 다르다. 당시 의료진들이 평상시 입는 진료복이나 가운에 마스크만 착용했던 데 비해 지금은 흰색 전신 방호복과 고글은 기본 복장이 됐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검사 과정에서의 감염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문진부터 검체 채취까지 승용차에 앉아 끝낼 수 있는 일명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등장한 것이다.

신종플루 이후 찾아온 메르스나 지속적으로 고통을 준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 제조 기술이 발달하고 시장 또한 크게 성장했다. 먼지는 물론 바이러스 차단에 효과적인 1회용 마스크가 유통되고 있는데 반해 11년 전엔 천 재질의 마스크를 쓰거나 차단 효과를 위해서 다소 무겁고 투박한 형태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 같은 장면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마스크다. 신종플루 확산 초기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올바른 착용법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졌다. 병원 의료진은 물론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 또한 마스크를 쓰고 대중 앞에 나서곤 했다. 대형마트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개인 위생용품이 동이 난 것도 지금과 그때가 비슷하다.

열화상 카메라도 곳곳에서 등장했다. 대표적인 감염 증상이 ‘발열’이다 보니 공항이나 관공서, 학교에서까지 열화상 카메라로 출입자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열화상 카메라와 더불어 길게 줄을 지어 체온 측정을 받는 모습도 흔했다.

[신종플루] 2009년 8월 서울 성동구 한 할인매장에 신종플루 예방관련 오전에 진열된 손청결제가 다 팔려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25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매대가 텅 비어 있다. 뉴스1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또한 곳곳에서 이뤄졌다. 국가간 전염 통로가 될 수 있는 공항을 비롯해 항공기 내부에서도 소독제 살포가 꾸준히 이뤄졌다. 병원 주차장 등에 임시로 마련된 진료소마다 의심 증상을 지닌 이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장면도 11년 전과 지금이 흡사하다.

신종플루든 코로나19든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은 시민들의 일상을 위축시켰다. 대면 접촉을 피하고 외출이나 주말 나들이조차 자제했다. 여행객 수가 크게 줄면서 관광버스의 발이 묶였고, 다중이 모이는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프로 스포츠 경기장의 관중석 또한 텅텅 비었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헌혈자가 줄어든 것도, 혈액 수급이 부족해지자 청와대 등 관공서 중심으로 헌혈 행렬이 이어진 것도 그때와 지금이 같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신종플루] 2009년 11월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가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을 방문해 옥외병동을 방문하기 앞서 강재규(오른쪽) 병원장의 도움을 받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 연합뉴스
[신종플루] 감염병 확산에 따라 혈액 수습이 부족해지자 청와대 전 임직원들이 2009년 11월 헌혈에 동참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청와대 직원들이 17일 연무관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신종플루] 2009년 10월 대구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장의 썰렁한 관중석. 당시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프로 스포츠 관중이 대폭 감소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21일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 여자농구단과 부산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의 경기가 열린 경기도 부천시 부천체육관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이날 경기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중 없이 치러지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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