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 각서 공개… 미군은 “무급 휴직 통보” 또 압박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가 미국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상황과 관련해 공개 반박에 나섰다. 미국이 ‘SMA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무급 휴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협상 지연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는 태도를 취한 지난해 10월 이후 정부 당국자가 실명을 걸고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정은보 협상대사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환 각서’ 체결을 미국에 이미 제안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비분담금에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가 포함된다. 교환 각서는 ‘분담금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한국 정부 예산으로 먼저 충당하겠다’는 내용이다.

정 협상대사가 교환 각서 문제를 공개한 것은 ‘한국 정부가 손 놓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다. 정 대사는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총액에 대한 입장 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만큼 미국도 이를 수용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협상대사의 회견에 앞서 주한미군은 이날 “SMA가 체결되지 않고 협정 공백 사태가 지속하고 있다”며 “오는 4월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시행될 수 있는 무급 휴직과 관련해 사전 통보를 시작했다”며 정부를 거듭 압박했다. 한미 간 SMA 협상은 지난 달 15일 열린 6차회의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수 차례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은 ‘거액 증액’을 요구하는 입장을 거의 바꾸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상 상황과 관련, “최종 합의에 이르기에는 입장 차가 있다”며 “추가 협의를 위해 만나자는 우리 측의 거듭된 제안에도 차기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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