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공포에 국내외 증시 동반 추락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급락한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등 동아시아를 넘어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으로 번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세계 주요 증시가 연일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두 달 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왔던 미국 뉴욕증시마저 급속하게 주저앉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단기 유행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지역사회 전파 조짐을 보이자 국제 금융시장이 ‘코로나발(發) 세계 경기침체’까지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1990선마저 내준 코스피

28일 코스피는 2,000선마저 지키지 못한 채, 전 거래일보다 3.30% 급락한 1,987.01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9월 5일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만 6,286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벌써 5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최근 5거래일간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누적 순매도액은 무려 3조4,589억원 어치에 달한다.

코스닥도 4.29% 하락해 610.73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55조6,00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한 지난 23일 이후 5거래일(24∼28일) 동안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39조2,000억원이 허공에 사라졌다.

이날 코스피가 1,990선 아래로 주저앉자 ‘공포지수’도 약 8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6.15포인트(22.91%) 오른 33.81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1월 23일(34.87) 이후 최고치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3.67% 떨어져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71% 하락했다.

세계증시/2020-02-28(한국일보)
◇사상 최고 행진 뉴욕증시도 급락세

이날 아시아 증시의 급락은 전날 미국 뉴욕 증시 추락에 따른 여파다. 27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2% 급락한 2만5,766.64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한 1,190.95포인트는 역대 일일 최대 낙폭이었다.

뉴욕증시 전체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4.42%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4.61% 빠졌다. 미 증시는 19일 마지막 반등한 것을 끝으로 6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3대 지수는 모두 전고점 대비 10%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

앞서 27일 유럽 증시도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600 지수가 3.75% 하락했고, 영국 FTSE 100 지수도 3.49% 하락했다. 세계 증시의 흐름을 주도하는 뉴욕 증시가 무너지면서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하락하고 다시 뉴욕 시장에 충격을 주는 연쇄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대신 투자금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26%대까지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통상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한 채 거래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