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소매판매가 8년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승용차 판매가 위축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까지 일부 반영되면서다. 국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2월에는 경기지표가 훨씬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는 전달보다 3.1% 하락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8.5%) 판매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신발ㆍ가방 등 준내구재(-2.2%),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판매도 함께 감소했다.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했던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12월에 종료되면서 1월 소매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소비 감소에는 코로나19 확산도 일부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특히 면세점 판매가 지난해 12월 대비 17.3%나 감소했다. 국내에선 지난달 20일에 신종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왔지만, 중국에선 지난달 12월 첫 발생해 면세점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1.3% 감소했으나 서비스업(0.4%), 건설업(3.3%)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 중 여행업의 경우 한달 사이 생산이 16.6% 줄어 코로나19의 영향이 감지됐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투자 등으로 반도체, 운송장비 분야의 투자가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6.6%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100.5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0.1포인트 올랐다. 두 지표가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2월부터 본격화한 만큼 경기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안 심의관은 "메르스 발생 전 3개월과 이후 3개월을 비교한 결과 숙박ㆍ음식업은 3.6포인트, 예술·스포츠ㆍ여가업은 2.6포인트, 도소매업은 1.3포인트 하락했다”며 “(신종 코로나가) 경기회복을 제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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