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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초등학교 교사 A(38)씨는 방학이 끝나는 내달 2일부터 다시 출근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일주일 미뤄졌지만, 교사들은 이날부터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 수업 외 행정 업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의 초등학생 아들 둘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A씨는 “정부가 개학을 미루면서 긴급돌봄을 실시하지만 돌봄교실도 결국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집단 장소이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았다. 은퇴한 친정아버지께 급하게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A씨는 대구의 신종 코로나 확장세가 더 심각해지면 개학 이후에도 당분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를 실시하며 긴급돌봄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신청자는 10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28일 정부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긴급돌봄 수요조사 결과 및 대책’에 따르면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한 유치원생은 7만1,353명(2,986개원), 초등학생은 4만8,662명(4,150개교)으로 전국 원생(61만6,200여명), 학생(272만1,400여명)의 3.6%다. 애초 정부가 계획한 10~20%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 셈이다.

정부가 아이들을 봐준다는데도 신청을 기피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학부모들 사이에는 A씨와 같이 가능한 한 사람 모이는 장소에 자녀를 두는 게 위험하다는 우려가 컸다. 경북에 사는 직장인 B(38)씨는 지난 주말 시댁인 대구에 유치원생인 자녀 둘을 맡겼다. B씨는 “당장 출근하면 아이들을 봐줄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집단 시설에 둘 수도 없어 대구 시댁에 아이들을 맡기고 나오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통상 방학 중 돌봄교실이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되지만 학교마다 편차가 커 이르면 오후 1시에 마친다는 점도 긴급돌봄 신청을 기피한 원인으로 꼽힌다. 수원에 사는 예비 초등생 학부모 C(36)씨는 “돌봄교실이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1시 40분이면 끝난다고 하더라. 어느 직장인이 그때 퇴근할 수 있냐”며 “남편과 연차를 번갈아 쓰는 등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지만 회사 사정상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교육부는 내달 2일에서 6일까지 개학 연기 기간 동안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에 긴급돌봄 신청이 들어올 경우 돌봄교실을 오전 9시부터 오후5시까지 의무적으로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한상신 교육부 대변인은 “개학연기에 따른 긴급 돌봄은 최소 오후 5시까지 운영하도록 했다. 유치원과 학교의 학부모 수요에 따라 그 이후에도 운영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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