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국산화를 향해]“원자현미경 ‘메이드 인 코리아’가장 먼저 떠오르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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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국산화를 향해]“원자현미경 ‘메이드 인 코리아’가장 먼저 떠오르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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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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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원자현미경 국산화 선두주자 ‘파크시스템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의 기술 자립 중요성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경쟁력을 격주로 소개합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 파크시스템스 제공

“원자현미경(AFM) 기술력만큼은 파크시스템스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한국 장비에 대한 불신을 지우고, 원자현미경 하면 가장 먼저 한국을 떠올릴 수 있게 만들 겁니다.”

최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파크시스템스 본사에서 만난 박상일 대표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파크시스템스는 현재 AFM 관련 특허만 32개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AFM 개발ㆍ제작 기업이자, 세계 시장에서 미국 ‘브루커’, 영국 ‘옥스포드 인스트루먼츠’와 함께 손에 꼽히는 글로벌 기업이다.

박 대표는 AF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켈빈 퀘이트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그는 퀘이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AFM을 제품화하기 위해 AFM 회사 PSI를 1988년 창업했다.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서 기술만을 밑천으로 PSI를 세운 박 대표는 PSI를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으로 성공시킨 후 1997년 매각하고 한국에 돌아와 파크시스템스를 창업했다.

파크시스템스의 주력 제품인 AFM은 시료 형상과 물성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에서 계측·분석하는 장비다. 최고 수천 배 배율을 가진 광학현미경과 최고 수십만 배 배율의 전자현미경(SEM)에 비해 AFM 배율은 최고 수천만 배에 달해 원자까지 측정할 수 있다. 그래서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의 다양한 나노기술 연구에 활용된다. 박 대표는 “특히 산업용 AFM은 왜곡 현상이 나타나면 안 되기 때문에 기술력이 뛰어난 파크시스템스가 유리하다”며 “덕분에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NX-웨이퍼 300. 파크시스템스 제공

AFM은 탐침과 시료 사이에 작용하는 물리적 현상을 이용해 시료 형상을 측정한다. 경쟁사 제품에는 탐침이 시료와 항상 접촉하거나, 간헐적으로 접촉하는 ‘태핑 모드’ 기술이 적용됐다. 반면 파크시스템스 AFM에는 경쟁사가 구현하지 못한 ‘비접촉 모드’ 기술이 적용됐다. 비접촉 모드는 시료나 탐침의 손상을 막을 수 있지만, 기술 구현이 상당히 어렵다. 파크시스템스의 비접촉 모드 구현 기술은 2015년 ‘국가핵심기술(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15-186호)’로 선정됐다.

파크시스템스에 따르면 세계 AFM 시장은 연평균 7.4%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학현미경(5.5%)이나 전자현미경(6.6%)보다 훨씬 높다. 2017년 4억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시장 규모도 올해 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크시스템스는 세계 시장에서 브루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 AFM 시장으로 국한하면 브루커를 제치고 1위다.

박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이 선진국 기술을 습득해 장비를 국산화한 것이 아니라 선진국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유학생 시절 미국, 일본, 독일 장비로만 연구하고 학위를 받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해외에서 과학자들이 우리 장비로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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