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서툴러 주로 자국 정보에 의존…한글교실 운영하는 신천지에 외국인 명단 
신천지 대구교회 다문화센터가 한글교실에 참가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신천지 사진캡처

“고국 뉴스와 카더라방송에 의존하다보니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어요.”

대구지역 외국인 노동자와 일부 결혼이주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공포에 떨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신천지 대구교회 다문화센터가 운영한 한글교실을 수강한데다 대구시가 28일 확보한 신천지 신자 명단에도 외국인이 포함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추가로 확보한 신천지 명단 1,983명 중 외국인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들의 소재지를 파악해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할 계획이어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밀접 접촉한 외국인 간 감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신천지 관련 시설은 교회 3곳, 교육센터 11곳, 복음방 11곳 총 25곳이다.

대구지역 문화센터에서 외국인 상대로 한글을 강의하는 강사 A씨는 “최근까지 신천지가 운영하는 한글교실과 악기 수업에 다녔다는 외국인이 많다”며 “상당수는 신천지와 연관돼 있는지도 모르고 수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출신 조슈아(31)씨는 “무슬림이나 불교신자인 외국인도 많았는데 신천지는 종교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음식과 한글 교육, 악기 수업, 여행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며 참가비도 요구하지 않아 다들 좋아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구 3공단과 북부정류장 인근, 성서산업단지 등 외국인 노동자 거리도 썰렁해졌다. 저녁마다 외국 식당에 모여들던 외국인들도 발자취를 감췄다.

한국어가 서툴고 외부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신종 코로나 정보도 고국의 가족, 친척에 의존하다보니 상당수가 ‘검사비용이 비싸다’, ‘걸리면 죽는다’는 가짜뉴스에 현혹되고 있다. 이들이 자신만의 커뮤니티로 움츠러들면서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와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대구다문화지원센터에는 신종 코로나 상담이 1건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귀국시 입국거부되는 상황도 걱정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 충(25ㆍ가명)씨는 “한국어가 서툰 사람들이 많아 베트남에서 넘어오는 소식을 통해 한국과 대구상황을 접하고 있다”며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 베트남이 나도 받아주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일부는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을 직접 관리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최근 이 지역 자국민 5,500여명에 대한 지원을 위해 대구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키로 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대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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