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통제에 우려의 목소리… 주중대사관은 구체적 실태 파악나서

한국인이 거주하는 중국의 한 지방도시 아파트 현관문 앞에 ‘14일간 자가격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독자 제공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면서 우리 교민들이 일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교민사회는 “과도할 정도의 방역이 필요하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공감하면서도 자칫 한국인 차별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27일 교민들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에선 막무가내로 한국인의 자가격리 기간을 늘리려는 경우가 있었다. 입국 5일이 지난 시점에 관리사무소 직원이 찾아와 “15일간 더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14일인 격리 기간을 일주일 가까이 연장하려던 것이다. 김관식 광저우 한인회장은 “엄연한 규정 위반이라 당국에 따졌더니 발뺌하길래 증거를 내밀고 항의해서 원상복구했다”고 전했다.

한 교민은 “중국 체제의 특성상 정부의 지침에 비해 지역 공안이나 아파트 관리처 등에선 주민들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ㆍ지방정부의 지시사항이 각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과정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한국에 대한 경계심과 겹쳐 당초 취지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이 지역별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전날부터 구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산둥성 칭다오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14일 자가격리가 끝났는데도 아파트 단지에 출입할 때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까다롭게 검사하고 딴지를 거는 사례가 잇따르자 한인회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특히 시 외곽지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사장은 외국에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완장을 찬 주민들이 “한국인은 들어올 수 없다”고 막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기도 했다. 시내 한 대형마트는 한국의 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되자 한국인의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정재웅 칭다오 한인회 부회장은 “한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한 목소리를 내는 시내지역보다 당국의 행정력이 덜 미치는 외곽지역에서 차별 사례가 더 잦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곽의 한 아파트에선 같은 자가격리 대상인데도 종이 안내문 외에 유독 한국인 집 문 앞에만 큼지막한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한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공항 검역도 강화됐다. 산둥성 웨이하이 등에 이어 광저우 공항도 이날부터 입국자는 모두 근처 격리시설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야 귀가할 수 있다. 28일부터는 톈진 공항도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29명 늘어 총 2,744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433명 증가했고 이 중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선 24명이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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