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4ㆍ15 총선 공천관리위원회를 27일 출범시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빈틈을 활용해 의석을 최대치로 확보하겠다는 통합당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행에 들어간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초 “공직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를 ‘전략 공천’ 해선 안 되고 ‘민주적 심사 절차와 민주적 투표 절차’에 따라 공천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후보 공천ㆍ당선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못박아 미래한국당의 앞길을 막는 듯 했다. 위성 정당 처지인 미래한국당이 대규모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후보 경선을 실시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한국당은 최근 선거법을 돌파할 묘수를 찾았다.
미래한국당은 공병호씨 등 비(非) 정치권 인사 6명과 조훈현 사무총장으로 구성된 공관위 명단을 발표했다. 통합당의 ‘조종’을 받는 깜깜이 전략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과시한 것이다. 미래한국당은 “법적 정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준수하는 모범적 후보 선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한국당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이렇다. 미래한국당은 ‘경선을 하지 않더라도, 당 공관위에서 심사한 후보들을 당내 선거인단이 사후 추인하면 ‘민주적 심사ㆍ투표’의 요건을 충족하는가’라는 취지로 선관위에 질의했다. 조 사무총장은 27일 본보 통화에서 “선관위에서 오늘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선거법상 선거인단은 ‘정당 당헌ㆍ당규가 규정하는 대의원, 당원’으로 구성되는 만큼, 당헌ㆍ당규를 완화하면 적법한 선거인단을 꾸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게 미래통합당 계산이다. 선관위가 ‘선거인단 사후 추인 경선’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미래한국당의 성공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은 아니다. 총선의 정당 기호는 소속 국회의원 숫자로 결정되는데, 미래한국당이 계획대로 기호 3번을 받으려면 민생당(19명)보다 한 명이라도 많은 20명을 채워야 한다. 27일 현재 미래한국당 소속 의원은 5명에 그친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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