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을 바르게 구사하는 비결 중 하나는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레 올바른 맞춤법이 익혀진다.
글은 다양한 곳에 널려 있는데 왜 하필 책일까? 책은 출판까지 여러 검토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잡지나 신문도 차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면의 제약으로 띄어쓰기에 다소 관대할 수 있음에 주의하자. 특히 인터넷 기사, 그중에서도 속보성, 흥미성 기사는 시간과 조회수 경쟁 때문에 급조된 경우가 많아 맞춤법의 본보기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다.
읽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쓴 글을 잘 검증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훨씬 낫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책 읽기 없이 혼자 쓰기만 하게 되므로 오류를 고치기 어렵다. 결론은, “쓰기만 하면 아는 대로 쓸 뿐이라 계속 틀릴 것이고, 좋은 책을 읽으면 많이 읽는 만큼 올바르게 쓰게 된다.”
얼마나 읽어야 하나? 위의 큰따옴표 속 문장을 보면 ‘대로’, ‘뿐’, ‘만큼’을 앞 단어와 띄어 썼다. 그러나 이 문장만 읽고 ‘대로’, ‘뿐’, ‘만큼’은 무조건 띄어야 한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여기서 이 형태들은 모두 의존명사로 쓰여서 띄어 쓴 것이지만 어떤 경우는 보조사로 쓰이기도 한다. 보조사는 조사이므로 앞 단어와 붙여 써야 한다.
* “나대로 계획이 있지만 요구한 대로 따르겠다.”
* “말없이 지낼 뿐인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너뿐이야.”
* “지칠 만큼 연습하면 나만큼 성공한다.”
위 문장들을 보면, ‘대로’, ‘뿐’, ‘만큼’을 띄어 쓸 때는 앞에 관형사형 어미 ‘-ㄴ(ㄹ)’이 있고, 붙여 쓸 때는 앞에 명사가 있다. 되도록 많은 책을 읽고 여러 책에 담긴 다양한 문장형태들을 만나다 보면 유형에 따른 규칙들이 몸에 밴다.
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