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33ㆍ러시아)가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5차례 우승한 샤라포바는 26일(현지시간) 보그와 베니티페어 잡지에 실린 기사에서 “테니스에 작별을 고한다”며 “28년 동안 5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함께 나는 이제 다른 지형에서 경쟁하기 위해 또 다른 산을 오를 준비가 돼 있다”고 은퇴를 밝혔다.
샤라포바는 또한 “매일 하던 훈련, 경기를 마친 뒤 하는 악수, 모든 게 그리울 것”이라며 “그 동안 테니스는 내게 하나의 커다란 산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산은 수많은 계곡과 우회로로 이뤄졌지만 정상에 올라 보는 광경은 환상적이었다”면서 “은퇴 후 무엇을 하든, 다음 산이 어디가 되든 여전히 도전하고 그 산을 오르고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1987년생 샤라포바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나 7세 때부터 미국으로 거처를 옮겨 테니스를 배웠다. 17세 때인 2004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테니스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샤라포바는 이후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과 2012년, 2014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05년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으며 기량과 빼어난 미모를 겸비해 ‘러시안 뷰티’로 불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회식에서는 러시아 선수단 기수를 맡아 그 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호주오픈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15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17년 상반기 복귀한 이후로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도핑에 따른 징계를 받은 뒤 최고 성적은 2018년 프랑스오픈 8강이었다.
최근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그는 올해에는 1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과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했으나 모두 첫판에서 탈락했다.
특히 현역 시절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윌리엄스를 상대로는 2004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 승리한 이후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윌리엄스와 샤라포바의 상대 전적은 윌리엄스가 최근 19연승을 거두는 등 20승 2패로 압도했다.
또 샤라포바는 팬들 앞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지 않고 코트를 떠나게 됐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올해 호주오픈 1회전 돈나 베키치(크로아티아)를 상대로 0-2로 패한 것으로 남는다. 현재 세계 랭킹 373위까지 내려간 샤라포바는 WTA 투어 단식에서 36차례 우승했고, 상금은 3,877만 7,962달러(약 471억원)를 벌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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