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참석한 대책 회의에
환자 밀접 접촉 경제부시장 배석
‘음성’ 나와 지휘부 격리 사태는 피해
부속실 직원 확진에 시청별관 폐쇄
별관 근무 팀장 1명도 추가 확진
693명 재택근무… 행정 일부 차질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이자 현장 방어 최일선 지휘부인 대구시가 26일 휘청거렸다. 시청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아 별관 건물들이 소독으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해 전날 주재한 특별대책회의에 해당 직원과 밀접접촉자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배석하면서 청와대가 긴장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발단은 경제부시장 부속실 직원(27)이 25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롯됐다. 확진 직원이 근무하는 대구시청별관은 곧바로 폐쇄됐고, 대구시 공무원 693명이 재택근무에 돌입하면서 시정 업무 전반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승호 경제부시장 부속실 직원은 지난 23일 감기 증세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직접 의뢰해 25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부시장 비서진이 근무하는 대구시청 별관 101동과 111동, 2동이 폐쇄됐고, 34개과 총 693명의 공무원이 일제히 재택근무를 한 것이다.
북구 산격동에 있는 별관 건물에는 경제부시장실을 비롯해 경제국과 일자리투자국, 혁신성장국, 도시재창조국, 교통국, 감사관실 등 경제관련 알짜배기 부서들이 모여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몰두해 숨이 벅찬 시 행정 일부가 차질을 빚게 됐다.
구체적으로 섬유패션과는 마스크 보급과 생산업체 관리, 교통정책과는 열화상카메라 운영, 여성가족정책과는 청소년 및 유아 전염 관리 업무를 전화와 카카오톡, 메일 등으로 처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확진자와 밀착 접촉이 의심되는 직원들은 자가격리 후 스스로 관할 구·군보건소를 찾아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이날 대구지역 신천지 신자 8,269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된 터라 실제 검사는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별관에서 근무하는 5급 팀장이 이날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공무원들이 예정대로 27일 다시 별관 건물에 출근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경제부시장이 이날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문 대통령을 포함한 전날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자가격리 될 초유의 ‘국가 지휘부 격리’ 사태는 피하게 됐다. 당시 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ㆍ2차장 등이 참석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공무원들이 감염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지만 방역역량이 위기를 맞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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