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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한폭탄 된 이탈리아… “EU 경제 도미노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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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한폭탄 된 이탈리아… “EU 경제 도미노 타격 우려"

입력
2020.02.26 16:47
수정
2020.02.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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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이탈리아 군인들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폐쇄된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이탈리아 군인들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폐쇄된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밀라노=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내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선 데다가, 스위스ㆍ프랑스 등 인접한 유럽 6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탈리아 방문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럽연합(EU)은 아직 ‘국경 폐쇄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라 각국은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322명, 사망자는 11명으로 급증했다. 닷새 전만 해도 환자는 3명에 불과했다. 북부 롬바르디아ㆍ베네토주(州)에 집중됐던 환자도 남부 시칠리아주, 중부 토스카나주 등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3일부터 피해가 집중된 북부 11개 도시를 봉쇄 중이며, 개학 연기와 축제 취소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AP통신은 같은 날 스위스ㆍ오스트리아ㆍ크로아티아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왔고, 독일ㆍ프랑스ㆍ스페인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들 대부분이 최근 이탈리아에 체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EU는 일단 유럽 내 자유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준수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로마에서 보건장관회의를 개최한 유럽 7개국은 “현시점에서 국경 폐쇄는 부적절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신 유럽 국가들은 검역 강화와 여행 자제 권고 등 자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ㆍ아일랜드는 이탈리아 북부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영국은 여행객들에 자가 격리를 권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 북부 국경을 오가는 철도들의 검역 및 소독을 한층 강화했다고 전했다.

급격한 확산세에 ‘도시 봉쇄’라는 초강수까지 꺼내들었음에도 이탈리아는 부실한 초기 대응 탓에 비판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아직 최초 감염자 추적조차 안 돼 ‘0(제로) 번 환자’가 거리를 활보하는 상황이다. 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북부의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38세 남성이 처음 롬바르디아 코도뇨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부적절한 관리로 사태를 키웠다”고 25일 시인했다.

국가간 상호의존도가 높은 EU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그 피해도 연쇄적으로 발생할 조짐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EU로의 수출이 활발한 중소기업 수천 개가 밀집된 이탈리아 북부 지역이 폐쇄됐다”면서 “이런 상호의존성이 이탈리아의 경제 타격을 유럽 경제 전체에 대한 변수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EU의 ‘열린 국경’이라는 근본적인 원칙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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