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ㆍ세계 최저 기록 경신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2018년(0.98명)보다 더 낮은 0.92명에 그치며 ‘사상 최저’이자 ‘세계 최저’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올해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자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전망인데,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노동력 절벽’도 본격화할 상황이다.

◇2년 연속 1명 미만 출산율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ㆍ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사상 처음 1명 아래로 떨어져 충격을 안겼던 2018년(0.98명)보다 더 낮아졌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사상 최저이며, 작년 출생아 수 30만3,100명도 역시 1970년 이후 최소 수준이다. 또 2년 연속 1명에 못 미친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7년 1.65명)은 물론, 선진국 중 출산율이 낮은 편인 스페인(1.31명) 이탈리아(1.32명)보다도 훨씬 낮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출생자 수(30만3,100명)에서 사망자 수(29만5,000명)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8,000명으로 전년 보다 약 2만명 줄었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가 1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는 출생아 수가 30만명대에 들어선지 불과 3년만에 다시 20만명대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 돼 사망자가 출생자를 앞지르는 ‘인구 자연감소’의 첫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연증가 8,000명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숫자”라며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는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강준구 기자
◇인구절벽에 노동력절벽까지 본격화 전망

이런 저출산 현상은 향후 우리나라의 ‘인구 절벽’을 가속화시킬 확실한 요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생산연령(15~64세)인구 감소 현상도 본격화된다.

올해 노인(65세)으로 편입되는 1955년생은 70만8,000명인데 반해, 생산연령 인구로 편입되는 2005년생은 43만6,000명에 불과하다. 사회의 생산연령 인구가 27만2,000명이나 급감하는 셈인데, 이는 지난해 감소폭(5만5,000명)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흔히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1955~1963년생은 727만명에 달한다. 향후 8년간 이들이 차례로 생산연령 인구에서 빠져나가고 418만명에 불과한 2005~2013년생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인구 요인 만으로도 우리 사회 생산연령 인구는 310만명이 줄어든다. 인구절벽 가속화에 더해, 노동력절벽 시대도 함께 도래하는 것이다.

635만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8~74년생) 세대도 13년 뒤부터 노인 연령에 진입하지만 역시 이 자리를 메울 2018~2019년 출생아 수는 연간 30만명 수준이어서 장기적으로도 한국의 생산연령 인구에는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출산율 감소는 노동공급과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고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를 초래한다”며 “단순히 아이를 낳는다고 돈을 주는 정책이 아니라 청년 일자리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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