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향해 “보통 이런 상황이면 맥이 빠지는데, 체력은 어떤지…”라고 안쓰러움을 전하며 “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고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은경 본부장을 언급하며 “좀 허탈해하지 않을까”라고 염려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다가 신천지 신도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발언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의 불길이 잡힐 듯하다가 새로운 상황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라며 “또한 일이 잘되다가 안 되는 쪽으로 흐르는 데 대해 ‘맥이 빠지는데’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은 정 본부장은 한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선 20일 정 본부장에게 전화해 “너무 고생해서 그 동안 일부러 전화를 자제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잘 대응해온 것은 질병관리본부 덕”이라고 격려했었다. 12일 현장 점검을 위해 남대문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홍삼액을 직접 구입한 뒤 이를 질병관리본부에 보내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질병관리본부장에 전격 발탁됐다. 질본 긴급상황센터장(2급)에서 차관급으로 두 단계 승진하는 파격 인사였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질본 질병예방센터장으로 사태 수습에 핵심 역할을 했던 경험을 높이 샀다. 여권 관계자는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정 본부장의 활약을 눈여겨봤고, 일찌감치 질병관리본부장 후보로 낙점해뒀었다”고 소개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