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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심장부, 코로나에 뚫리면 큰일”... 월성 원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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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심장부, 코로나에 뚫리면 큰일”... 월성 원전 비상

입력
2020.02.26 14:36
수정
2020.02.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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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왼쪽부터 1~4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왼쪽부터 1~4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본부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운전원(조종사)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원전 운영에 차질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경주 본사 근무자 1명과 월성 원자력본부 청원경찰 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두 직원은 모두 자가 격리 중이며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월성에는 얼마 전 영구정지 결정이 내려진 월성 1호기와 예방정비로 정지 중인 3호기 외에 2호기와 4호기, 신1호기와 신2호기가 현재 정상 가동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에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원자력본부 직원은 입구 출입관리소 근무자로 발전소 안에 출입하지는 않았다. 한수원은 함께 근무했거나 동선이 겹치는 직원 60여명을 자가 격리 시켰고 출입관리소를 폐쇄한 뒤 방역에 나섰다. 현재 별도 공간을 마련해 출입관리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이번 확진자 발생이 원전 안전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100% 안심할 수는 없다. 운전원 중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생산 공장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시설을 일정기간 폐쇄한 뒤 방역 처리를 하고 재개하면 된다. 그러나 운전원들이 근무하는 원전 주제어실(MCR)은 폐쇄할 수 없는 공간이다. 이곳은 비상시 원자로의 온도를 안전하게 낮추는 제어장비와 원자로 출력장비, 방사능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사선 감시장치, 외부에서 전원공급이 중단될 경우 가동되는 비상발전기 제어기 등이 있는 원전의 ‘심장부’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원전은 정지돼 있을 때도 운전원이 있어야 한다. 주제어실 폐쇄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신 한수원 측은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운전원들은 주제어실 출입 전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세정, 체온 측정 등을 거친다. 체온이 37.5도가 넘으면 출입할 수 없다. 원전은 한 조에 10명씩 6개조로 운영된다. 3개조는 8시간씩 나눠 24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2개조는 휴무, 나머지 1개조는 교육을 받는다. 만일 운전원 중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조 전체가 격리되고 교육조가 바로 투입된다.

한편, 한수원은 확진자가 나온 경주 본사 건물을 폐쇄하고 직원 100여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필수 인력만 사전에 자체 방역을 마친 상황실에 들어가 24시간 특별근무를 하고 나머지 본사 전 직원은 27일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계획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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