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임대료 절반만 받습니다" 코로나에 맞서는 착한 건물주들

알림

"임대료 절반만 받습니다" 코로나에 맞서는 착한 건물주들

입력
2020.02.26 13:57
수정
2020.02.26 15:30
0 0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이럴 때일수록 더 배려하면서 함께 이겨내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대전ㆍ충남지역에 ‘착한 건물주와 자영업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매출이 뚝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절반까지 인하해주는가 하면,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직원들을 그대로 고용하는 자영업자들도 나타났다.

충남 아산시 기산동의 한 건물을 소유한 오규명(59)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2층 세입자에게 원래 임대료의 절반(100만원)만 받기로 했다.

자신도 이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하면서 매출이 뚝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지만 2층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의 어려움을 뻔히 알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재작년 이 건물을 짓기 전까지 오랫동안 세입자 생활을 해보면서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도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게 된 큰 이유가 됐다.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한 건물주도 자영업을 하는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30% 깎아줬다. 건물주 역시 이 건물에서 장사를 하면서 손님이 크게 줄어 평소보다 수입이 줄어들었는데도 내린 결정이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손님이 80% 이상 줄면서 일부러 문을 닫기까지 하는 등 발을 동동 구르던 세입자에겐 정말 반갑고 감사한 소식이었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이 임시 격리생활을 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관광지인 신정호에서도 건물주와 자영업자들이 서로 배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신정호 한 건물주는 해물음식점을 하는 한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절반만 받기로 했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의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대부분 매출이 최소 절반 이상 떨어졌는데도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고통 분담을 하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견디고 있다.

신정호에서 2층 건물을 지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3) 대표는 70%까지 매출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15명의 직원 모두 그대로 고용해 장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한 교민이 처음 왔을 때 손님이 크게 줄었다가 격리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회복됐는데 코로나가 순식간에 확산하면서 다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며 “어렵지만 함께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