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이 임박했다고 경고했지만 인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확산을 언급하면서도 “곧 없어질 것”이라고 낙관적인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언급하며 “없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 현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같은 일이 발생하면 항상 사업에도 영향이 간다. 하지만 당신들과 관계 없는 외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까지 운이 좋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연설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미국에는 극소수의 환자 밖에는 없다”며 ‘엄청난 재능’과 ‘엄청난 지적인 파워’를 가진 인재들이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백악관 참모진도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수석은 신종 코로나 여파에 의한 증시의 하락세는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입의 호기라면서 “우리 미국 경제는 아주 좋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바이러스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이를 진압했다”고 선언했다.
반면 같은날 CDC는 미국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예상된다며 신종 코로나 급속 확산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낸시 메소니에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넘어 한국ㆍ이란ㆍ이탈리아 등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가 팬데믹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격적인 봉쇄전략과 여행경보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발병국이 늘면서 이러한 조치들의 성공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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